북한이 9일 저녁 6발의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을 서해상으로 기습적으로 시험 발사하면서 우리 군의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보완 사항이 드러났다. 이번처럼 CRBM 여러 발을 ‘낮고 짧게’ 발사할 경우 우리 군이 단시간 내에 정확히 탐지·식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제대로 요격하지 못할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은 해당 미사일 발사 장면 등을 이튿날인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6대의 이동식발사차량(TEL)이 일제히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통신은 해당 사진과 관련해 서부전선 화성포병부대가 전날 남포시 대동강 하구 일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하에 이른바 ‘화력습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해당 미사일에 대해 ‘신형 전술유도무기’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김주애로 이름이 알려진 둘째 딸과 동행한 장면도 보도했다.
북한이 표현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우리 군이 운용하는 ‘천무’ 같은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에 해당하는 것으로,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평가된다. 액체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 없으므로 단시간 발사 준비를 해 기습 공격을 할 수 있어 탐지와 요격하기가 까다롭다. TEL에 탑재해 한미 정찰자산의 탐지를 피해 은밀하게 기동할 있어 더 위력적이다.
이번 신형 미사일은 북한이 보유한 SRBM 중 가장 크기 작은 ‘근거리’형으로 우리 군은 분석하고 있다. 해당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130㎞에 불과하지만 기존의 SRBM 등보다 더 낮게 날기 때문에 우리 군의 레이더 탐지 가능 고도 등을 일정 부분 비껴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형 미사일의 이런 특성 탓에 군은 전날 오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처음 레이더 등으로 탐지했을 때 6발로 인식하지 못하고 ‘1발’로 식별해 기자단에 공지했다. 이후 추가 분석한 결과 복수의 미사일을 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첫 공지 이후 3시간 45분이 지난 뒤에야 기자단에 미사일 탐지 개수를 ‘수 발’로 수정 공지했다.
우리 군의 미사일방어 체계는 아직 고도 40㎞ 이하로 날아오는 북한의 장사정포, 방사포, 근거리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판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를 개발할 예정이지만 2030년대 초에야 전력화될 것으로 전망돼 개발 시기를 한층 앞당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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