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당시 도내 최대 규모 수용소로 4·3의 아픔을 간직한 주정공장 옛터가 유족을 위한 치유의 공간이자 도민과 후손의 역사교육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제주도는 13일 제주시 건입동 주정공장 옛터에서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개관식을 열었다.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이 세워진 건입동 일원은 1943년 일제가 설립한 동양척식주식회사 제주주정공장이 있던 곳이다. 주정공장은 일제강점기 도민을 수탈했던 장소였고 해방 이후에는 도민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산업 시설로 활용됐다.
공장 부속 창고는 4·3 당시 민간인 수용소로 쓰였다. 수용자들은 혹독한 고문과 열악한 수용 환경 때문에 사망하기도 했고 일부는 석방됐지만 대다수는 전국 각지 형무소로 이송됐으며 6·25전쟁 직후 행방불명됐다.
제주도는 주정공장 옛터를 역사교육의 장이자 위로의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50억 원을 투입해 상설 전시실, 추모의 방 등으로 역사관을 구성하고 외부에는 위령 조형물과 도시공원을 조성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개관식 축사를 통해 “명예 회복과 진상 규명 과정을 후손들이 착실하게 밟아나가면서 4·3의 완전하고 정의로운 해결의 길목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4·3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고 화해와 상생으로 나아가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은 매월 둘째·넷째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역사관에서는 4·3유적지 해설사와 문화 관광 해설사의 생생한 해설도 들을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