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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뇌전증·출근 조작…병역비리 137명 기소

[병역 비리 범죄자 무더기 적발]

검찰·병무청, 3개월 합동수사

맞춤 시나리오 따라 발작 연기

연예인·운동선수 등 무더기 검거

檢, 7년간 면제 전수조사 착수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 브리핑룸에서 구상엽 1차장검사가 병역면탈 및 병무비리 사건 관련 검찰과 병무청의 합동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예인 라비(30·김원식), 나플라(31·최석배) 등 병역면탈 사범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허위 뇌전증 진단을 위한 맞춤형 병역면탈 시나리오를 만든 뒤 가짜 발작 연기를 하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 받아 병역을 면제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13일 서울남부지검과 병무청 합동수사팀은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동안 뇌전증 위장 병역면탈 사범 등에 대한 대규모 수사를 벌여 병역 면탈자 109명과 공무원 5명, 공범 21명 등 모두 137명을 적발해 기소하고, 이 중 7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프로배구 선수 조재성(28·OK금융그룹), 배우 송덕호(30·김정현) 등이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에 붙잡힌 브로커 구 모 씨와 김 모 씨 등 2명은 거액을 받고 뇌전증 등 맞춤형 시나리오를 만들어 병역면탈 범행을 주도했다. 이들은 2019년부터 약 3년간 병역의무자 108명과 공모해 발작 등 뇌전증 증상을 거짓으로 꾸미는 방식으로 의료기관에서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또 이를 병무청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병역을 감면받고 병무 시스템기록에 병명 및 병역 의무와 관련된 허위 사실이 기재되도록 했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한의사·변호사 등 기타 공범 20명도 함께 기소했다.



병무비리 사건의 실체도 드러났다.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우승자로 이름을 알린 래퍼 나플라는 공익 복무를 위해 서초구청에 출근한 적이 한 번도 없었으나 공무원 등 공범의 도움을 받아 141일 동안 정상 출근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 동시에 그는 우울증이 악화되지도 않았으면서 정신질환으로 인해 잦은 지각·조퇴·병가 등을 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이를 바탕으로 소집해제 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 사건에 연루된 나플라와 브로커 1명, 서울지방병무청 복무담당관, 서초구청 공무원 등 5명을 기소했다. 나플라의 소속사인 그루블린 공동대표 김 모 씨도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사건으로 검찰과 병무청은 다른 사회복무요원의 관리 실태 점검에 나섰다. 병무청은 출근부 조작 등을 확인하기 위해 불시에 실태 조사를 하기로 했다. 또 검찰은 이번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7년간 뇌전증으로 현역 판정을 면제 받은 사람들에 대해 전수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면제 비율이 단기간에 급증한 질환, 의사, 지역 등을 파악해 병역 면탈(회피) 의심자를 식별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기소된 이들이 병역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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