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과 잇달아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국가주석직 3연임을 확정한 뒤 전쟁 중재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외교적 입지를 키우려는 취지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이르면 다음 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회담이 성사될 경우 6개월 만의 직접 대면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이후 두 정상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두 정상은 한 번도 대화를 가진 적이 없다. WSJ에 따르면 화상 회담은 다음 주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만난 뒤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은 최근 들어 종전 협상에 대한 개입 의사를 피력해왔다. 중국은 개전 이후 '대화와 평화 협상'을 피상적으로 촉구하며 러시아에 대한 물밑 지원을 이어오던 중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1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정치적 해결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냈다. 양측간 대화 재개와 무력 충돌 종식을 요구하는 동일한 내용이었지만 중재 역할을 전보다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외신은 중국이 시진핑 3기 출범을 맞아 적극적으로 종전 중재에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시도라고 평가하면서도 이에 회의적이다. 여전히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물적 지원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화 중재자' 행세를 해 봤자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 어렵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보도와 관련해 미국 백악관 측은 환영의 입장을 드러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는 시 주석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접촉하는 것을 권장해 왔다"며 "중국이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관점에 대해서도 직접 들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측과 이야기한 결과 그들은 아직 전화 통화가 될지 화상 회담이 될지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받지 못했다고 한다"며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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