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급등으로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들의 분담금 규모도 갈수록 늘어나자 수백 가구 규모의 일반분양을 추진하는 ‘일대일 재건축’ 단지가 나오고 있다. 보통 일대일 재건축은 단지 고급화를 위해 기존 세대수를 유지하거나 일반분양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이에 조합원 부담이 큰 편인데 지나친 분담금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300가구 가까이 일반분양을 계획하는 단지가 등장하고 있다.
15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선경 1·2차 아파트의 일대일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지난달과 이달 초 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재건축 설명회를 열고 약 279가구 규모의 일반분양 계획을 공개했다. 기존 일대일 재건축이 일반분양 물량을 최소화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일대일 재건축은 모든 조합원들이 현재 전용면적보다 더 넓은 면적을 가져가는 재건축 방식을 말한다. 일대일 재건축을 하면 일반 재건축과는 달리 85㎡ 이하 소형 아파트 60% 의무 비율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선경아파트 1·2차(1034가구)는 중대형 주택 비율이 75%에 달해 일반 재건축 시 조합원 중 130여 가구가 소형주택으로 갈 수가 있어 일대일 재건축을 추진한다는 게 준비위원회 측 설명이다. 다만 일반적인 일대일 재건축은 대형화·고급화를 지향하면서 일반분양 물량을 무조건 많이 늘리지 않는다. 동부이촌동의 ‘래미안첼리투스’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300가구에 육박하는 일반분양을 계획하는 것은 조합원들의 분담금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최근 시공사가 조합에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조합원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일반분양을 늘리면 분양 수익금으로 추가 분담금을 줄일 수 있다. 이경범 대치선경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전 조합원 평수를 현재보다 15%보다 늘린다고 가정하면 일반분양 물량이 279가구, 18% 늘린다고 하면 192가구가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대일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들의 평수를 모두 늘려 고급 중·대형 아파트 단지를 만들고 동시에 일반분양을 늘려 분담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