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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이식 앞두고 '이 백신' 맞을까 말까 고민된다면 [헬시타임]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이식외과·신장내과 공동 연구

신장이식 환자 위협하는 대상포진

수술 전 백신접종하면 발병률 낮춰

연구팀 "백신 예방효과 최초 증명"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에서 이식 전 대상포진에 대한 백신의 효과를 증명한 최초 연구가 발표됐다. 이미지투데이




신장이식을 앞둔 환자에게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면 이식수술 후 대상포진 발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백경란·허경민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김시호 삼성창원병원 감염내과 교수 및 이식외과·신장내과 연구팀과 함께 2014∼2019년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424명을 이식 전 대상포진 백신 예방접종 그룹(84명)과 미접종 그룹(340명)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대상포진은 인체 신경절에 잠복상태로 존재하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피부 발진과 물집 형태의 병변이 생길 뿐 아니라 ‘옷깃만 스쳐도 아프다’고 표현되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 등을 장기간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대개 면역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 성인에게 발병하지만 장기이식, 항암치료를 받아 면역기능이 떨어진 경우 젊은 나이에도 발병할 수 있다.

분석에 따르면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5년간 대상포진 발병률은 연간 1000명당 26.27건(11.9%)으로 일반 인구집단보다 2~3배 가량 높았다. 이식 전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그룹의 5년간 대상포진 발병률은 연간 1000명당 30.36건으로 백신 접종 그룹(9.16건)보다 약 3.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시호 삼성창원병원(왼쪽부터), 허경민·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대상포진 백신을 맞으면 발병률을 낮추는 것은 물론 발병 이후에도 신경통으로 진행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조스타박스', '스카이조스터' 등 살아있는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약화시켜 만든 생백신은 병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정작 면역저하자들에게는 사용이 제한됐다. 생백신의 경우 장기이식을 받기 4주 전까지 예방접종이 권고되고 있는데 신장이식 환자에게서 이러한 예방접종이 실제 대상포진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지는 증명된 바가 없었다. 지난해 국내 출시된 유전자 재조합 사백신 '싱그릭스'는 이러한 우려가 없지만 생백신(1회 접종)과 달리 2회 접종이 필요하고, 가격도 3배 가량 비싸다. 이번 연구는 신장이식을 앞둔 환자에게 이식 전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권고하는 현재 지침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수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다.

연구팀은 “신장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이식 전 대상포진 백신 접종의 효과를 증명한 첫 연구"라며 "장기이식 후 환자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대상포진의 고통을 줄이려면 백신 접종에 대한 의사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감염병 분야 권위있는 국제학술지 ‘임상 미생물과 감염(Clinical Microbiology and Infection)’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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