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하면 ‘골든보이’ 조던 스피스(미국)였다. 한 해에 마스터스와 US 오픈을 내리 우승한 2015년에 그의 퍼트는 뜨겁다 못해 펄펄 끓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4~2015시즌 라운드당 퍼트 수는 27.8개로 단연 1위. 참고로 투어 평균은 29.17개였다. 그린을 적중했을 때 퍼트 수도 1.69개로 역시 1위였다.
스피스의 퍼트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날카로운 맛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2017년 디 오픈 우승 뒤 스피스는 거의 4년간 우승 가뭄에 시달려야 했다. 2021년과 지난해 1승씩을 올렸지만 7~8년 전의 폭발력은 옅어진 지 오래다.
스피스가 아주 오랜만에 컴퓨터 퍼트를 뽐내며 그린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 17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810만 달러) 1라운드에서다. 스피스는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는 깔끔한 경기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선두와 1타 차 공동 4위에서 투어 14승째를 노린다. 발스파 챔피언십은 2015년에 우승했던 대회이기도 하다. 그때 우승 뒤 한 달 만에 마스터스를 제패했다. 이번에도 마스터스를 앞두고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스피스는 15번 홀(파3)에서 무려 17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6번 홀(파4)에서는 9m 버디에 성공했다. 18홀 동안 퍼트 성공한 거리를 다 더하면 45m가 넘는다. 스피스는 “퍼트 감이 원하던 대로 올라왔다”며 특히 1.2~2.5m 파 퍼트들을 놓치지 않은 게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티샷의 페어웨이 안착 횟수가 다섯 번에 불과했는데도 노 보기 플레이를 펼친 것은 역시 퍼트의 힘이었다.
17번 홀(파3) 홀인원을 앞세운 라이언 브렘(미국)이 애덤 솅크(미국), 슈테판 예거(독일)와 5언더파 공동 선두다. 안병훈은 3언더파 공동 7위, 이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샘 번스(미국)는 저스틴 토머스(미국) 등과 같은 2언더파 공동 1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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