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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연부조직육종에서 '방사선치료' 역할 중요한데…선입견은 금물

■손석현 서울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사지·후복막에 흔히 발생

방사선 치료, 절제 범위 줄이고

국소 재발·장애 위험 감소 도움

장비 발달로 횟수·기간도 단축

선입견으로 치료거부·중단 안돼

연부조직육종 환자의 방사선치료 시행 전(왼쪽부터)과 시행 후, 수술 후 MRI 검사 소견. 수술 전 방사선치료를 통해 종양 크기를 줄이고 수술이후 종양이 완전 절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연부조직육종은 지방·근육·결체조직·혈관 등의 연부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성인 악성 종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에 불과하지만 아형은 50여 가지가 넘는다. 신체 모든 부위에 발생 가능한데 특히 사지 또는 후복막에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사지, 몸통 등 겉에서 만져지는 부위에 악성 종양이 발생하는 경우 크기가 작아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깊은 곳에서 발생하는 경우 종양이 커질 때까지 발견하기 쉽지 않다. 크기나 발생 위치에 따라 종괴(덩어리) 외에는 증상이 없을 수도 있고 통증, 저림, 부종 등의 증상이 수반되기도 한다.

연부조직육종을 진단할 땐 조직검사를 통해 조직의 종류와 악성도 등급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병기 결정을 위해 엑스선촬영(X-ray),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영상검사도 시행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 조직검사와 영상검사 만으로 조직의 종류와 악성도 등급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런 환자들은 외과적으로 근치적 절제를 먼저 시행한 다음 이를 통해 얻은 조직으로 판단하게 된다.

연부조직육종의 치료는 외과적인 수술을 통해 근치적으로 종양을 절제하는 것이 기본이다. 종양 주변의 정상 조직과 이전에 조직검사를 했던 부위를 종양과 함께 한덩어리로 절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절제연에 종양세포가 남아있지 않도록 충분한 절제연을 가져야 한다. 종양 주위에 신경, 혈관, 근육, 관절 등 신체 기능에 현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조직이 있어 근치적 절제가 어려운 경우를 비롯해 종양의 크기를 줄여서 수술해야 하는 경우, 조직의 악성도가 중등도 이상인 경우, 종양의 크기가 5cm 이상인 경우 등과 같이 외과적 수술을 시행하기 전 또는 수술 이후에 방사선치료가 필요한 때도 있다. 국소 재발률 측면에서 수술 전 방사선치료와 수술 후 방사선치료의 효과는 동일하나 치료기간, 부작용의 종류 등은 다소 차이가 난다. 따라서 임상에서는 종양의 특성과 발생 부위, 침범 범위의 정도, 기저질환 등 여러 인자를 고려해 방사선치료 시기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치료는 수술적으로 절제되는 범위보다 치료 범위가 넓다. 해당 부위에서 종양의 국소 재발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과거에는 방사선치료의 역할이 뚜렷하지 않은 탓에 수술적 절제의 범위를 정할 때 절단(amputation)이나 구획절제술(compartmental resection)이 표준이었다. 이러한 치료는 필연적으로 환자 신체에 기능상 장애를 남겼다. 하지만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면 수술적인 절제의 범위를 줄일 수 있다. 동일한 치료 결과를 얻으면서도 장애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방사선치료는 수술 전 방사선치료의 경우 5주간 25회, 수술 후 방사선치료의 경우 6~7주간 30~35회에 걸쳐 이뤄진다. 실제 치료 시간은 20~30분 정도 소요되나 환자 입장에서는 매일 내원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게 여겨질 수 있다. 병원과의 거리가 먼 곳에서 거주하는 환자라면 방사선치료에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근래 들어 시행되는 방사선치료의 기법은 영상유도-세기조절 방사선치료(IG-IMRT·Image-Guided Intensity-Modulated Radiotherapy)로 요약할 수 있다. 매번 치료 마다 영상을 얻어 정확한 치료 부위에 방사선을 전달할 수 있는 기법이다. 방사선치료의 설계를 더 정교하게 할 수 있게 도와 치료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주위 정상조직의 방사선 노출을 줄여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최근 발표된 임상 결과들을 보면 하루에 조사하는 방사선량을 높이고 치료 횟수를 줄여서 치료했을 때 기존 치료 결과와 비슷한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된다. 방사선치료 장비가 발달하고 치료 설계가 정교해진 데다 방사선조사의 정확성이 향상된 덕분에 가능해진 성과다. 수술 전 방사선치료를 예로 들면 5주간 25회에 걸쳐 시행되신 기존 방식 대신 1~2주일간 5회 만으로 방사선치료를 마칠 수 있다. 수술 후 방사선치료는 기존 6~7주간 30~35회 치료 대신 3주간 15회의 방사선치료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일부 환자들은 방사선치료 자체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다. 방사선 자체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인자라는 인식을 갖거나 방사선치료에 수반되는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거나 치료 도중 중단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과도한 우려일 수 있다. 특히 연부조직육종에서 방사선치료는 수술과 병행함으로써 광범위한 수술을 피하고 영구적인 장애 발생을 최소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국소 재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 효과가 예상되는 부작용에 비해 훨씬 더 크다. 모든 암치료가 그렇듯 첫 치료가 환자의 예후는 좌우한다.

연부조직육종 치료에서는 정확한 진단과 진단에 따른 계획된 수술,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치료를 서두르거나 불필요하게 지연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잘못된 선입견으로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치료를 꺼려하지 않는 것도 필수다.

손석현 서울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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