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오피스텔 분양을 준비하던 시행사들이 속속 사업 방향을 오피스로 변경하고 있다. 정부가 아파트 규제를 완화하자 반사 이익을 누려온 오피스텔 시장이 최근 급속도로 위축된 반면 재택근무 축소로 오피스 수요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오피스텔 분양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분양대금을 전부 수분양자에 환급하고 오피스로 인허가를 새로 받는 업체도 나타난 상태다.
19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부동산개발업체 넥스트프로퍼티스는 2021년부터 분양해 온 하이엔드 오피스텔 ‘버밀리언 남산(서울 중구 충무로2가 53-2번지 일원 부지)’에 대한 사업을 철회하고 이르면 4월 같은 부지에 오피스 건물을 착공한다. 넥스트프로퍼티스 관계자는 “주택 경기가 꺾이며 지난해 오피스로 사업을 바꾸기로 했다"며 “지난해 10월까지 수분양자들에 대한 대금 환급을 마쳤고 설계변경과 인허가도 마무리 돼 조만간 오피스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근 개발업계에서는 이처럼 오피스텔 사업을 철회하고 같은 부지에 오피스를 계획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월 아스터그룹은 하이엔드 오피스텔을 준비했던 역삼동 832-21일원 부지를 오피스로 용도 변경하는 절차를 시작했다. 아스터그룹 관계자는 “서울 주요 지역에 오피스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 오피스로 사업 계획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당초 오피스텔로 개발할 예정이었던 중구 ‘굿모닝시티 쇼핑몰’도 같은 달 오피스로 재건축하는 안과 관련해 동의율 80%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업체들이 오피스텔에서 오피스로 개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은 정부의 아파트 규제 완화에 따라 오피스텔 시장이 침체에 빠진 반면 오피스 수요는 늘고 있어서다. 실제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A급 오피스 시장 기준 지난해 여의도 권역의 공실률은 0.9%로 2020년 25.2%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같은 해 강남권역 공실률도 0.9%이었으며 도심권역 공실률은 1.4%를 기록해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반면 한국부동산원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1월 전달 대비 0.26% 감소한 102.08을 기록하며 2018년 1월 해당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시행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대체상품으로 각광받은 오피스텔 시장이 예전만 못하다"며 “반면 오피스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고 오피스텔에서 오피스로 용도를 바꾸는 일 또한 어렵지 않아 이 같은 사례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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