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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마음으로 벗었는데…" 대중교통 마스크 해제 첫 날

출근길 시민들 대부분 '마스크 착용'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 썼다"는 시민도

20일부터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사진은 19일 지하철역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아직은 대중교통에서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같네요”

“오늘부터 마스크를 안 껴도 되는 걸 알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썼어요”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 날인 20일 아침. 출근길 시민들은 10명 중 8명 꼴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이날 아침 광화문으로 향하는 출근길 버스에서는 탑승객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에게 기사는 “마스크 써주세요”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여전히 대중교통 내에서 감염이 우려돼 마스크를 벗기가 불안하다고 전했다.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는 직장인 김 모(26)씨는 “마스크를 안 쓰고 지하철을 탄 사람은 한 명도 못 본 것 같다. 나부터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탔다”며 “아직까지는 불안한 마음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통근 버스를 타고 판교로 출근하는 직장인 박 모(27)씨도 “오늘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라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벗고 탔는데, 다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서 머쓱했다”고 전했다.

버스를 타고 종로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박 모(55)씨도 “일하는 곳이 어린이집이라 감염될까봐 특히 조심스러워서 마스크를 열심히 낀다”면서 “출퇴근할 때는 대중교통에 사람도 많으니 걱정돼서 그냥 끼고 다닐 것 같다”고 전했다. 버스에서 만난 신 모(30)씨도 “이어폰 끼듯이 마스크를 습관적으로 썼다”며 “밖에서는 벗고 다녀도 지하철 탈 때는 아직 좀 망설여진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됐으나 아침 하늘을 뿌옇게 덮은 미세먼지 탓에 마스크를 챙겨 썼다는 시민들도 많았다. 유치원 등원 차량 탑승을 지도하는 교사 김 모(25)씨는 “원래도 마스크를 안 끼고 등원차량에 타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오늘은 다 껴서 이상했다”면서 “미세먼지가 심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출근한 직장인 염 모(27)씨는 “오늘부터 마스크를 안 껴도 된다는 걸 알지만 미세먼지가 심해서 꼈다”며 “앞으로도 마스크를 쓰고 출근한다면 그건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미세먼지 때문이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날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으로 예상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대중교통과 마트·역사 내 약국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건 지난 2020년 10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버스와 지하철, 택시, 철도, 도시철도, 여객선, 도선, 항공기 등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이용할 수 있다.

단 여전히 감염 우려가 큰 곳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법적 의무와 단속이 사라졌을 뿐 개인의 필요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다. 이용자가 몰려 밀집·밀접·밀폐 등 ‘3밀’ 환경이 발생하는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에서는 고위험군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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