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대중교통에서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네요. 완전히 벗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20일 아침. 출근길 시민들은 10명 중 9명꼴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했다. 이날 아침 광화문으로 향하는 출근길 버스에서는 탑승객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에게 기사는 “마스크 써주세요”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는 직장인 김 모(26) 씨는 “마스크를 안 쓰고 지하철을 탄 사람은 못 본 것 같다”며 “아직까지는 불안한 마음이 큰 것 같다”고 토로했다. 버스를 타고 종로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박 모(55) 씨도 “일하는 곳이 어린이집이라 감염될까 봐 특히 조심스러워서 마스크를 열심히 낀다”면서 “출퇴근할 때는 대중교통에 사람도 많으니 걱정돼서 그냥 끼고 다닐 것 같다”고 했다. 버스에서 만난 신 모(30) 씨도 “이어폰 끼듯이 마스크를 습관적으로 썼다”며 “밖에서는 벗고 다녀도 지하철 탈 때는 아직 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됐으나 아침 하늘을 뿌옇게 덮은 미세먼지 탓에 마스크를 챙겨 썼다는 시민들도 많았다. 유치원 등원 차량 탑승을 지도하는 교사 김 모(25) 씨는 “원래도 마스크를 안 끼고 등원 차량에 타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오늘은 다 껴서 이상했다”면서 “미세먼지가 심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대중교통과 마트·역사 내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건 2020년 10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단 여전히 이용자가 몰려 밀집·밀접·밀폐 등 ‘3밀’ 환경이 발생하는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에서는 고위험군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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