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2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 올려놓은 것은 은퇴를 앞둔 42세 베테랑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불꽃 투구’였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195승의 웨인라이트는 20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벌어진 2023 WBC 쿠바와의 4강전에 미국 대표팀의 선발 투수로 등판해 4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64개의 공으로 쿠바 강타선을 쉽게 요리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1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내야 안타를 내리 3개 내줘 무사 만루에 놓인 뒤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줬다. 하지만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낙차 큰 커브로 에리스벨 아루에바레나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해 홈에서 3루 주자를 포스 아웃으로 잡고 불을 껐다. 후속 두 타자 역시 커브로 인필드 플라이와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대량 실점 위기를 넘긴 미국은 1회 말 폴 골드슈밋(세인트루이스)의 투런 홈런으로 간단히 전세를 뒤집은 끝에 14 대 2로 대승했다. 2017 WBC 우승팀인 미국은 일본-멕시코전(21일) 승자와 22일 오전 8시 우승을 다툰다.
웨인라이트는 미국 대표팀 최고령 선수다. 영국과 1라운드 경기에서 4이닝 1실점 승리에 이어 4강에서도 승리를 따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올해로 MLB 경력 19년을 마감하는 그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출전한 WBC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타선에서는 2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을 퍼부은 9번 타자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가장 빛났다. 베네수엘라와 8강에서 8회 역전 만루포를 터뜨렸던 터너는 이날 솔로포와 쐐기 스리런을 날렸다. 이번 대회 홈런 4개로 1위인 터너는 WBC 단일 대회 최다 홈런(5개) 기록을 넘본다. 현재 기록은 이승엽(2006년)이 갖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