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8일 ‘화산-31’로 명명한 다량의 전술핵탄두를 전격 공개함에 따라 한반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핵무력의 완성과 핵탄두 양산력을 과시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핵우산 및 재래식 전력을 동원한 안보 공약)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날 전술핵탄두의 공개는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순항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탄두를 소형화·경량화하지 못했다는 군 당국의 분석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통상 전술핵무기는 폭발 규모가 수 kt(1kt는 TNT 1000톤) 수준으로 핵탄두를 작고 가볍게 만들어야 전력화가 가능하다. 이날 북한 매체가 사진으로 공개한 전술핵탄두는 직경 400~500㎜ 이내로 추정된다. 이는 600㎜ 초대형방사포(KN-25)를 비롯한 다양한 투발 수단에 범용으로 탑재하기 위해 탄두의 크기를 소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벽면에 걸린 패널 사진에 여러 종류의 미사일 안에 핵탄두를 탑재한 모습이 보인다. 초대형 방사포(KN-25)를 비롯해 북한이 ‘전략순항미사일’로 주장하는 ‘화살-1형’과 ‘화살-2형’,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최근 발사한 수중드론 형태의 핵어뢰 ‘해일’ 등 다양한 전술무기가 관찰된다.
최소 10발 이상의 같은 형태의 핵탄두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군은 “핵탄두를 표준화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는 다시 말해 핵탄두를 규격화해 대량생산 체계를 갖췄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신종우 한국국방포럼 사무국장은 “핵탄두 공개는 7차 핵실험의 예고판”이라며 “핵실험을 통해 전술핵무기의 성능을 시험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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