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다보스포럼’을 지향하는 중국 보아오포럼이 28일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나흘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4년 만에 완전 오프라인 행사로 열려 국가 정상 또는 정상급 인사들을 비롯해 글로벌 주요 기업 인사 등 2000여명이 참석했으나 코로나19 이전 대비 규모는 절반 정도로 줄었다.
리바오둥 보아오포럼 사무총장은 개막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불확실성은 코로나19, 지정학적 충돌, 경기 둔화, 기후 변화 등 일련의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진정한 다자주의로 개방적 지역주의를 촉진하자”고 촉구했다.
리 사무총장은 ‘2023년 아시아 경제 전망 및 통합 프로세스 보고서’를 통해 “올해 아시아 경제의 전반적인 회복 속도가 빨라져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5%로 2022년의 4.2%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인도만 올해 세계 경제 성장의 절반을 기여하고 중국 경제가 1%포인트(p) 성장할 때마다 아시아 다른 국가의 GDP는 약 0.3%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인플레이션율은 2022년 8.8%, 2023년 6.6%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2023년 1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에 따르면 세계 경제 성장률이 2.9%로 2022년 10월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됐으나 2000~2019년 평균인 3.8%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대언론 브리핑을 시작으로 △산업망·공급망 토론회 △민영기업가 라운드테이블 △일대일로 토론회 등이 열렸다. 산업망·공급망 토론회에서는 국제 사회의 공급망 안정화 유지 방안, 제조업의 탈중국 현상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오는 29일에는 보아오포럼 이사장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기후변화가 세계 경제와 사회 발전에 끼치는 영향 등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공식 개막식은 30일 열리며 리창 국무원 총리가 중국 경제 정책 등을 소개한다.
올해 포럼 주제는 ‘불확실한 세계: 단결과 협력으로 도전을 맞이하고, 개방과 포용으로 발전을 촉진하자’로 △발전과 보편적 혜택 △거버넌스와 안보 △지역과 세계 △현재와 미래 등 4가지 의제를 채택했다.
국가 정상 또는 정상급 인사로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패트릭 아치 코트디부아르 총리,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이 참석한다. 국내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오영훈 제주지사 등이 참석한다. 전체 참석 인원은 50여개국 2000여명으로, 코로나19 이전 4000~5000명 수준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보아오포럼은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행사가 취소됐고 2021년과 2022년에는 온라인 위주로 행사가 열렸다. 표면적으로 비정부 기구인 보아오포럼 사무국이 주최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자신들 주도로 세계 여론을 형성하려는 무대로 활용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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