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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끊어진 '富의 사다리'…美 질서가 끊어진다   

■표류하는 세계(스콧 갤러웨이 지음, 리더스북 펴냄)

상위 1%, 전체자산의 32% 소유

인종차별 등 사회 결속력도 해체

중산층 붕괴가 미국의 쇠퇴 불러

중국은 약해진 패권 틈타 도전장

다양성 중심 서민 살려야 美 회복

100개 팩트정리 그래픽으로 설명











#.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CEO와 일반 직원의 평균 임금 격차가 너무 커지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1965년 매출액 기준 미국 상위 350개 기업 CEO의 임금은 직원보다 21배 많았다. 하지만 2020년에는 이 격차가 무려 351배로 급증했다. 이와 관련, 1973년에서 2014년까지 순 생산성은 72%로 증가했지만 임금노동자는 겨우 9%만 가져갔다. 반면 CEO들은 120%를 더 벌었다.

#. 1990년 미국의 상위 1% 부유층은 미국 전체 자산의 24%를 차지했다. 이것도 많은데 2021년에는 비율이 더 올라 32%나 됐다. 같은 기간 하위 50%의 비중은 4%에서 2%로 하락했다. 또 미국의 연간 가계소득 대비 주택 평균 가격은 1970년 2.3배에서 2020년 4.3배로 증가했다. 서민들이 집을 소유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새로 번역 출간된 ‘표류하는 세계(원제 Adrift)’의 저자인 스콧 갤러웨이 미국 뉴욕대 교수는 총 100개의 정치·경제적 팩트와 이를 정리한 인포그래픽으로 오늘날 미국을 설명한다. 저자는 현재 미국이 처한 시련의 핵심을 ‘중산층의 붕괴’로 진단한다. 그리고 중산층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민자와 다양성을 바탕으로 하는 혁신의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20세기 이후 미국 경제규모는 계속 성장했지만 불균형·불평등과 대립현상이 심화되면서 사회는 이미 한계상황이다. 미국의 중산층은 1930~1940년대 경제대국과 아메리칸드림을 이뤄낸 산업 역군으로 미국 자본주의의 안정적인 중량물, 즉 밸러스트 역할을 했다.

중산층이라는 문화적·경제적 서사는 활발한 노동조합과 임금인상, 공교육과 경제적 유동성, 풍부한 상품생산을 통해 펼쳐졌다. 하지만 이들은 1980년대 이후 부자감세와 규제 철폐,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현재 미국인 두 명 중 한 명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고 10명 중 1명은 오염된 수돗물을 마시며 의료보험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50만 명 이상의 노숙자·약물중독자가 치안을 위협한다. 이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위에서 언급한 양극화와 계층사다리의 실종이다. 이미 미국 사회는 돈이 돈을 버는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게 됐으면 반면에 노동의 가치는 급전직하로 떨어지고 있다.

중산층의 붕괴에 따라 사회 결속력도 급격히 해체되는 중이다. 2008년 이웃과 대화하는 성인의 비율이 71%였는데 이는 2017년 54%로 줄어들었다. 온라인으로 서로 연결돼 있지만 소셜미디어와 알고리즘은 사람들을 더 고립시키고 분영시킨다. 트위터를 통해 진실보다 가짜뉴스가 6배 더 빠르게 퍼지고 거북한 내용을 다룬 유튜브 영상은 70% 더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다.

교육과 경제, 사회화의 척도로 봤을 때 백인 주류 남성과 그외 부류 사이의 불균형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다. 학비 폭등으로 인해 고등교육의 관문은 좁아져 계층 이동의 기회는 줄어들었고 출산율 저하와 이민자 유입의 감소로 인구 증가율 둔화가 대공황 때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이 내부 문제에 시름하는 사이에 도전자들은 한층 기세를 올리는 중이다. 중국이 연구개발(R&D) 투자와 기업 육성, 군비확장 등을 통해 강대국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기후변화는 특히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이라는 배를 다시 궤도로 끌어 올려줄 혁신의 광풍이 필요하다”고 결단을 촉구하며 이를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는 혁신과 다양성의 회복, 사회 안전망의 강화와 부패 척결, 새로운 소통방식 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만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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