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권력을 좌우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모두 중도층 유권자를 바라보기보다 핵심 지지층 결집에 올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의 정책과 발언은 한층 더 양극단으로 쏠려 민의를 왜곡하고 중도층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을 키운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5일 한국갤럽의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은 30%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은 30%에 육박한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친윤계’ 중심의 당 지도부를 구성한 뒤 김재원 최고위원의 연이은 극우 성향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민주당은 과반 의석수를 앞세워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의 강행 처리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여야 모두 민생·경제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정책 경쟁보다 핵심 지지층을 의식해 힘을 앞세운 극한 대결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각 당 내부에서는 총선 출마 후보를 정할 공천 향방을 놓고 계파 간 갈등이 격화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대결과 분열 구도가 총선 시점까지 계속될 경우 선거 이후 여야 어느 쪽도 리더십을 세우지 못한 채 국가적 혼란만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국론 통합과 갈등 해소를 통해 ‘민심의 용광로’를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준 배제대 석좌교수는 “지금처럼 여야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려 하면 중도층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도덕성을 기반으로 개혁과 민생 안정을 추구하는 정치를 통해 중도층으로 지지 기반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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