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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멀미해요. 천천히 들어주세요”…승아 엄마의 '마지막 인사'

배승아 양 영결식 엄수

배승아(9) 양의 발인식이 11일 오전 대전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있었다. 어머니는 딸을 보내지 못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배 양의 오빠가 활짝 웃고 있는 동생의 영정사진을 들고 가고 있다. 연합뉴스


“사랑하는 승아야. 이제 하늘로 떠나 그곳에선 부디 평안하기를….”

어린이보호구역의 인도를 걷다가 만취 운전 차량에 숨진 배승아(9) 양의 영결식이 11일 대전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배 양 오빠가 동생의 영정사진을 들고 빈소 앞에 섰다. 이어진 발인 예배에서 배 양의 어머니와 오빠는 줄곧 잡은 손을 놓지 못했다. 어머니는 배 양이 평소 좋아한 것으로 보이는 인형도 꼬옥 쥐고 있었다.

배 양의 어머니가 딸이 생전에 좋아하던 인형을 품에 끌어안은 채 흐느끼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발인식장에 도착한 이들은 배 양의 운구함을 부여잡은 채 울부짖었다. 마지막 작별의 순간에도 배 양의 어머니는 운구함을 놓지 못하고 배 양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운구는 배 양 오빠 친구들과 친척이 맡았다고 한다.

“우리 딸 어떡해”, “어쩌면 좋아”, “우리 딸 멀미해요. 천천히 똑바로 들어주세요”라며 딸의 곁을 지키던 배 양의 어머니는 운구 차량에 가까워질수록 눈물이 쏟아졌다. 운구 차량에 실린 배 양의 시신은 화장 절차를 거쳐 대전추모공원에 안치된다. 배 양의 오빠는 전날 “승아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없도록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재발 방지와 엄벌을 호소하기도 했다.



배 양은 두 남매를 건사하고자 하루가 짧았던 엄마를 위해 유튜브로 개인기를 연습하고 애교를 부리던 착한 딸이었다. 배 양의 오빠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동생을 딸처럼 키웠다고 했다. 오빠는 동생의 생일을 한 달여 앞두고 침대를 사주고자 돈을 모았다고 말해 주위를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사고 현장에도 국화꽃과 젤리·과자·인형 등을 들고 배 양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배 양 친구로 여겨지는 학생의 글도 보였다. ‘안녕 나 수아야, 승아야 편히 쉬어. 그동안 고마웠다. 내가 너 몫까지 최선을 다해 살게. 정말 고마웠어 안녕’.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앞 인도에 배 양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각자 가져온 꽃과 직접 쓴 편지, 과자 등을 자리에 뒀다. 연합뉴스


한편 배 양은 지난 8일 오후 2시21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중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을 걷다가 인도로 돌진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끝내 숨졌다. 경찰은 지난 10일 60대 운전자 A씨를 ‘민식이법(특가법상 어린이보호구역내 치사·상)’,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을 넘는 0.1% 이상이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일 지인들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소주를 반병가량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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