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평면,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특유의 관조적 예술관을 보여준 우순욱(1958~2023) 작가가 지난 23일 별세했다. 향년 64세.
우순욱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후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1995년부터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2022년 정년퇴임 시까지 인문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예술의 수행적 가치를 강조하며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작가는 30여년간 한국적 여백의 미와 개념적 표현의 조화를 통해 장소, 존재와 부재, 사물을 통해 기억되는 비가시적 관계를 일관되게 탐구했다. 삶과 긴밀하게 연결된 예술을 실천하고자 했던 그는 구체적인 사물을 표현하기보다 사라진 장소와 기억, 부재하는 대상에 주목했고, 보이진 않지만 어딘가에 있을 우리의 잃어버린 낙원을 그렸다.
유가족은 “평소에도 삶과 죽음을 하나로 보신 분이고, ‘잠시 동안의 드로잉’(국제갤러리 2011년 개인전 제목)처럼 그렇게 살다 가셨다”며 부고 소식을 전했다. 고인의 빈소는 한양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다. 발인은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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