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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주 개발 '게임 체인저' 재사용발사체

다시 쏠수 있는 발사체가 대세

中·유럽 등 '재사용' 개발 전환

韓도 차세대발사체 원점 논의를

이상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대한민국은 누리호 발사 성공을 통해 독자적인 우주 발사 역량을 확보하며 우주 개발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세계 우주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23년 7월, 누리호 후속 발사체인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이 시작됐지만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 예상치 못한 도전에 직면했다. 우주 발사체의 패러다임이 ‘재사용 발사체’로 변화한 것이다.

재사용 발사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제작하면서도 단 한번만 사용하는 소모성 발사체는 우주 개발에 있어 극복해야 할 큰 장벽이었다. 이 장벽을 최초로 허문 ‘게임체인저’는 스페이스X다. 반복된 실패에도 일론 머스크는 “이것은 실패가 아니다. 성공으로 가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재사용 발사체는 현실이 됐고 우주 수송 패러다임을 재사용화·저비용화로 전환했다. 덕분에 발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되며 우주 접근성이 높아졌고, 그 결과 우주는 단순한 탐사의 영역을 넘어 본격적인 개발과 활용의 무대로 바뀌었다.

대한민국이 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차세대 발사체를 성공적으로 개발하더라도 세계 우주 발사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발사체를 재사용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재사용 발사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민간에서는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이 올해 1월 대형 재사용 발사체 ‘뉴글렌’을 발사하며 스페이스X에 도전장을 던졌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도 관련 기업에 거액을 투자하며 재사용 발사체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시장을 선도하는 스페이스X는 ‘팰컨9’보다 약 10배 강력하면서 100% 재사용이 가능한 ‘스타십’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국의 독주를 따라잡기 위한 중국·유럽·일본 등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하다. 인류 최초로 달의 남극 착륙에 성공한 우주 강국 인도 또한 기존의 소모성 발사체 개발 계획을 재사용 발사체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렸다. 인도의 차세대 발사체(NGLV)는 2030년대 초 첫 발사를 목표로 하며 기존 주력 발사체를 대체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의 차세대 발사체 또한 비슷한 시기에 첫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같은 시기에 등장할 두 발사체 중 어떤 발사체가 경쟁력이 있을지는 분명하게 예측이 가능하다.

차세대 발사체는 단순히 누리호의 후속 모델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5대 우주 강국에 진입하고, 나아가 우주를 통한 ‘제3의 기적’을 실현할 핵심 수단이다. 그런 점에서 차세대 발사체를 재사용 발사체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국가우주위원회의 결정은 시의적절한 판단이다. 글로벌 우주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존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2030년대 이후에도 여전히 우주 발사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성공한다면 이는 단순한 기술의 진보를 넘어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지금이 바로 대한민국이 우주 개발 경쟁에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대한 논의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재사용 발사체 개발 성공을 통해 우리 국민이 미래에 우주 주권을 갖고 우주를 향한 꿈과 비전을 활짝 펼쳐나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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