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일 북핵 위협에 대응해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선언’을 두고 중국, 러시아 보도를 인용해 반발을 이어갔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워싱턴선언을 깎아내리는 중국, 러시아 언론의 기사를 언급하며 “국제사회는 역도의 행각 과정에 조작 발표된 '워싱톤 선언'과 ‘공동성명’이 몰아올 부정적 후과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조선 반도 정세를 더욱더 통제 불능의 상태로 몰아넣고 있는데 대해 언급하였다’고 전하거나, 러시아 외무성 대변인의 ‘(워싱턴선언은) 명백히 불안정을 조성하는 성격을 띠고 있으며 지역 안전과 전 지구적 안정에 심각한 부정적 후과를 끼칠 것’ 발언 등을 소개했다. 신화통신,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지에서 한국 친미 외교정책을 지적하거나 미국의 확장억제 전략을 비판한 부분을 상당한 분량으로 할애해 소개했다.
북한 매체는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국 기항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국방부의 판단에 대해서도 “황당무계한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제안보문제평론가 최주현 명의로 발표한 논평에서 “미 전략핵잠수함의 조선 반도 전개가 ‘조선 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에 위반되지 않으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해괴한 넉두리를 늘어놓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남조선 전역을 극동 최대의 핵 전초기지로 전락시키고 세계 제패 전략 실현에 효과적으로 써먹으려는 것이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패권적 흉심”이라며 “미국의 각종 핵전략자산 전개 책동으로 지금 이 시각도 핵전쟁 발발 시계의 초침은 일촉즉발의 림계점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반도 정세 긴장의 원인이 자신들의 핵·미사일 도발에 있는 게 아니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개되는 미 전략자산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전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워싱턴선언을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인 행동 의지가 반영된 극악한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의 집약화된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김 부부장은 “동북아시아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더 엄중한 위험에 노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며 정녕코 환영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했다.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권 종말 초래’ 경고에 “남은 임기 2년만 감당해내자고 해도 부담스러울 미래가 없는 늙은이의 망언이라고도 할 수는 있겠다”며 “우리가 쉽게 넘겨줄 수 없는 너무나도 엄청난 후폭풍을 각오해야 하는 수사학적 위협”이라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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