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KL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1번 홀(파5). 신인 방신실(19·KB금융그룹)은 약 270야드의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려 놓은 뒤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렸다. 핀까지 250야드 넘게 남았고 오르막이라 거리 부담이 가중됐는데도 방신실은 너무 쉽게 2온에 성공했다. 이글 퍼트를 홀에 바짝 붙여 간단히 탭인 버디를 챙겼다. 첫날 5홀 연속 버디로 시작한 방신실은 대부분의 파5 홀에서 당연하게 2온을 시도하면서 정규 투어 데뷔전부터 골프 팬들의 눈길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지난해 신인 윤이나(20·하이트진로)의 인기 몰이도 출발은 ‘화제의 2온’이었다. 7월 초 강원 평창의 버치힐GC에서 열렸던 맥콜·모나파크 오픈. 18번 홀(파5) 두 번째 샷에 남은 거리는 240야드 남짓에 역시 오르막이었는데 거침없는 임팩트에 걸린 공은 그린 앞 벙커를 넘어 구른 뒤 핀 뒤 7m에 멈춰 섰다. 단독 2위로 마친 윤이나는 우승자 못지않게 주목 받았다. 앞선 대회에서 저지른 룰 위반을 늑장 신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3년 출전 정지의 징계를 받고 사라졌지만 그가 남긴 단기 임팩트는 ‘역대급’이었다.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경쟁 끝에 공동 4위에 오른 방신실은 5일부터 사흘간 부산 아시아드CC에서 벌어지는 교촌1991 레이디스 오픈에도 출전한다. 이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13~15일 수원CC)과 E1 채리티 오픈(27~29일 사우스스프링스CC)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방신실은 지난 겨울 태국-라오스 국경 도시인 농카이에서 거리 늘리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소화했다. 그 결과 KLPGA 챔피언십에서 280~290야드의 장타를 펑펑 날렸다. 320야드까지 찍은 홀도 있었다. 방신실은 “겨울 훈련 때 정확성도 중요하지만 우선 비거리 늘리기와 쇼트 게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집중 연습했다”며 “돌아온 뒤에는 한 곳에서 레슨을 받기보다 여러 곳에서 ‘포인트 레슨’을 받으면서 스윙을 교정했다. 부상을 방지하고 좀 더 편안한 스윙을 하고 싶어서 겨울 훈련 이후에 스윙 교정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정규 투어 시드전에서 40위에 그친 탓에 풀시드가 아니어서 방신실은 출전할 수 있는 대회 수가 한정적이다. 정규 투어 전체 대회 가운데 출전이 가능한 대회는 절반에 조금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방신실은 KLPGA 챔피언십 공동 4위 상금으로 5850만 원을 받았는데, 상금 랭킹 25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도 출전 대회 수가 모자라 상금 순위 자체가 없다. 드림(2부) 투어를 병행하는 그는 내년 시즌 정규 투어 풀시드를 노린다. 그는 신인상 포인트 1위를 달리는 김민별(19·하이트진로)에 대해 “국가대표 생활을 같이 하면서 항상 느낀 건데 민별이는 배울 점이 많고 워낙 잘하는 선수”라며 “시즌 초반부터 정말 잘하고 있어서 저도 정규 투어에 참가해 잘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생겼던 것 같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