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스키야키와 오므라이스를 먹으며 ‘화합주’를 마셨던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서울에서는 ‘관저 한정식’에 전통 청주를 곁들이며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정상회담에서도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빈 방미를 축하하는 등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윤 대통령 부부는 7일 한일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시다 총리 부부를 용산 한남동 관저로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만찬 테이블에는 구절판·잡채·탕평채·한우갈비찜·족편·민어전·한우불고기·대하찜·냉면이 차려졌다. 여기에 기본 찬으로 백김치와 더덕구이, 담양 죽순나물 등이 함께 올랐다. 후식으로는 개성 약과와 매작과 등 한과와 제주 망고·수박·배 등 과일이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궁중 연회나 민간 잔칫상에 오르던 음식들로 만찬 메뉴가 구성돼 기시다 총리 부부에게 한국 전통 음식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도가 묻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오면 한국 스타일대로 환대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주로는 ‘경주 법주 초특선’이 준비됐다. 대통령실은 “(법주는) 쌀 표면을 79%까지 깎아내 만들어 깨끗하고 부드럽다”며 “우리 청주 가운데 최고로 손꼽히는 천년 고도의 명주”라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가 사케를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해 사케와 유사한 청주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3월 방일 당시 (일본 측에서) 우리가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류를 택했으므로 이번에는 손님으로 오는 기시다 총리가 선호하는 술이 있다면 그것을 준비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정상은 만찬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덕담을 주고받으며 친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소인수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의 과거사 관련 발언에 “먼저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윤 대통령에게 ‘프라미스 작전’ 당시 일본인을 함께 대피시켜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달 24일 내전이 발생한 수단에 체류하던 교민 28명과 일본인 몇 명을 함께 구출했다.
한편 한일 정상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소인수회담에 들어가기 전 국빈 방문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선물한 빈티지 야구 용품을 살펴보며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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