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인재들의 '의대 쏠림' 현상과 학령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SKY'(서연고) 대학의 정시 합격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연쇄 작용으로 주요 10개 대학 인문계열에는 4등급대 학생까지도 진입 가능해졌다는 게 입시 업계 분석이다.
10일 종로학원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2020∼2022학년도 서연고와 전국 31개 의대 정시 합격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수학·탐구영역 백분위 평균 합격선(상위 70%컷 기준)을 분석한 결과, 서연고 자연계열의 평균 합격선은 2020학년도 95.0점, 2021학년도 94.6점, 2022학년도 94.4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반면 이공계 우수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의대의 평균 합격선은 2022학년도 97.9점으로 2020∼2021학년도(97.4점)에 비해 상승 추세로 나타났다. 서연고 자연계열과 의대와의 평균 합격선 격차는 2020학년도 2.5점, 2021학년도 2.7점, 2022학년도 3.5점으로 3년 사이 더 커졌다. 서울대 자연계와 의대와의 평균 합격선 격차도 2022학년도 2.6점으로, 2021학년도(2.0점), 2021학년도(2.2점)에 비해 더 벌어졌다.
서연고 인문계열 평균 합격선도 하락했는데 2020학년도가 96.6점, 2021학년도 96.4점이다가 통합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에는 92.7점을 기록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 수능으로 인한 (문·이과) 수학 격차뿐만 아니라 상위권 학생들 이과 쏠림현상도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쇄 작용으로 주요 10개 대학(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이화여대·서울시립대)의 평균 합격선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10개 대학 인문계열 평균 합격선은 2020학년도 94.4점에서 2022학년도 91.0점으로, 자연계열은 2020학년도 93.4점에서 2022학년도 92.8점으로 떨어졌다. 임 대표는 “2020학년도에는 10개 대학 모두 인문계열 70%커트라인 합격선이 최소 2등급 이내 학생들이었다면 2022학년도에는 일부 대학에서 평균 합격선이 3등급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며 “서울권 상위 10개 대학이라도 인문계 정시 합격선은 3등급을 벗어난 4등급대 학생까지 진입 가능한 것으로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합격선 하락의 원인으로는 학령인구 감소 여파와 통합수능에 따른 교차지원 확대,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 등이 꼽힌다. 종로학원은 최근 수시 비교과 영역 반영이 축소되면서 수능 고득점 학생들 안정 지원을 통해 대거 수시에 합격했을 수도 있다고도 추정했다.
임 대표는 “이과 쏠림 현상, 의학계열 상위권 쏠림 등으로 서연고 및 주요대 인문, 자연 모두 정시 합격선은 낮아지고 있다”며 “2024학년도 입시에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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