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해 위성 발사장을 확장하려는 듯한 공사를 재개한 가운데 미국 공군 RC-135S(코브라볼) 정찰기가 이틀 연속 남한 상공에 출격해 대북 정찰비행에 나섰다. 앞서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예고하면서 미 해군은 탄도미사일 요격 성능을 갖춘 이지스 구축함을 잇달아 한반도에 전개한 바 있다.
15일 항공기 추적사이트에 따르면 RC-135S는 이날 오전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를 이륙해 서해상으로 출동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서해상 일대에서 위치를 노출했다.
미 공군이 3대를 보유한 이 정찰기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 전후로 한반도 상공에 출동해 대북 감시 비행을 해왔다.
수백 km 밖에서 첨단 광학장비와 적외선 센서 등으로 미사일 발사 전 계측 정보와 발사 후 비행궤적, 탄착 지점까지 포착할 수 있다.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막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북한의 도발 및 정찰위성 발사 가능성과 관련한 대북 감시 비행으로 관측된다.
군 당국은 북한군 동향과 관련, 현재 특이한 사항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관련 질문에 “한미 정보 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 관련 지역 등에 대해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추가로 설명해 드릴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14일(현지시간) 북한이 지난 가을 이후 반년 만에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대 주변 공사 등 활동을 재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38노스는 지난 12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위성 사진을 근거로 “지난 2주 사이 발사대 공사가 다시 시작돼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갠트리 타워’로 불리는 로켓 발사대 근처에는 약 90m 높이의 새 타워 크레인이 설치됐다. 38노스는 “65m 높이의 기존 발사대를 20m 이상 더 키우는 공사가 진행된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구조와 장비를 강화해 더 무겁고 덩치가 큰 발사체를 옮기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해발사장의 현대화를 지시한 이후 인근 해안 부두 확장과 연결 도로 공사 등 물자 수송용으로 추정되는 부속 시설 공사를 벌여왔다.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거점으로서 2012년 4월 공개된 북한 최초의 ICBM인 ‘화성-13형(KN-08)’의 엔진 연소 시험을 비롯해 ICBM급 탄도미사일의 각종 실험과 발사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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