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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기준금리 100% 육박한 아르헨





애니메이션 ‘엄마 찾아 삼만리’는 1970년대 일본 TV에서 시청률이 30% 이상을 보였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탈리아 제노바에 사는 소년 마르코가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정부 일을 하러 갔다가 병에 걸린 어머니를 찾아 가는 여행담이다. 원작은 이탈리아 아동문학가 에드몬도 데아미치스의 ‘아펜니노산맥에서 안데스산맥까지’다. 원작이 쓰인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아르헨티나는 세계 5대 부국으로 불릴 정도로 경제 수준이 높았다. 노동력 부족으로 유럽에서 이민자들이 아르헨티나로 몰려들었고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남미의 파리’로 불리며 번창했다.

한때 풍요로웠던 아르헨티나가 심각한 경제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올해 2월 1년 전보다 무려 102.5% 오른 후 줄곧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1991년 이후 처음으로 100%를 넘어서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다. 큰 금액이 오가는 부동산 거래에는 페소화를 믿을 수 없어 달러가 쓰인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중앙은행은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페소화 가치 급락에 대응해 15일 기준금리를 97%로 6%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한다. 기준금리도 머지않아 100%를 넘어설 판이다. 사실 아르헨티나는 지난 40년 동안 국가 부도를 9번이나 겪었고 20번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아르헨티나가 추락한 배경에는 농업·자원 등 1차 산업에 치중해 1960년대 이후 선진 공업국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194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에 집권한 후안 도밍고 페론 대통령과 부인 에바 페론의 포퓰리즘 정책 후유증의 영향이 컸다. 외국 자본 배제, 산업 국유화, 무상 복지 확대 등 대중 인기 영합적인 경제·사회 정책이 심각한 비효율을 낳았고 국제 경쟁력 저하와 외채 급증 등을 불러왔다. 2019년 집권한 좌파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도 과도한 금융 완화 정책과 무상 복지 정책 등으로 경제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나라가 시장과 경쟁을 중시하지 않는 포퓰리즘에 휘둘리면 어떻게 계속 추락하는지 아르헨티나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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