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을 보지 않고 홀을 응시한 채 퍼트한다. 그런데 하루 동안 낚은 버디만 9개. 27홀 강행군을 펼친 백석현(33)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 원) 우승을 향한 반환점을 맨 앞에서 돌았다.
백석현은 19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GC(파71)에서 계속된 대회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올랐다.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중간 합계 12언더파 130타다. 이날 6타를 줄인 이태훈(캐나다·9언더파)과 1타를 줄인 이재경(8언더파)이 백석현의 뒤를 이었다.
2014년 KPGA 투어에 데뷔한 백석현은 아시아와 일본 투어를 주 무대로 뛰다 2021년부터 KPGA 투어에 복귀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는 시드 유지 마지노선인 상금 랭킹 60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에는 4개 대회에 출전해 골프존 오픈에서 거둔 공동 45위가 최고 성적이다.
이날 백석현은 1번 홀부터 1라운드 잔여 경기로 시작했다. 전날 악천후에 따른 경기 지연으로 9개 홀에서 버디 4개를 잡고 경기를 마친 그는 이날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5개를 낚아 9언더파 단독 선두로 1라운드를 마쳤다. 곧바로 이어진 2라운드에서도 백석현은 타수를 줄여나갔다. 4번 홀(파5) 버디를 시작으로 6번과 7번 홀 연속 버디로 신바람을 냈다. 9번 홀(파5)에서는 세컨드 샷을 그린에 올린 뒤 10m가 넘는 이글 퍼트를 홀 30㎝ 옆에 붙여 버디로 마무리했다. 후반에는 8개 홀에서 파 행진을 이어가다 마지막 홀 보기로 아쉬움을 삼켰다.
백석현은 최근 퍼트 불안으로 볼을 보지 않고 홀을 보고 퍼트하는 ‘노룩 퍼트’를 이번 대회부터 시도하고 있다. 경기 이후 인터뷰에서 그는 “전반 홀에서는 다 볼을 보지 않고 홀을 보고 퍼트했다. 버디도 4개나 잡았다”면서 “후반에는 힘들었는지 버디를 더 이상 잡아내지 못했다. 남은 이틀간도 노룩 퍼트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1라운드 잔여 7개 홀 포함 총 25개 홀을 돈 최경주는 합계 1언더파 143타를 기록, 이 대회 20번째 컷 통과가 유력하다. 최경주는 “체력 회복은 잘 먹는 게 최고인데 오늘은 좋아하는 삼겹살로 체력을 보충하고 다음 라운드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같은 조 장타자 정찬민은 합계 9오버파로 컷 탈락이 예상된다. 2019년 이 대회 우승자 함정우가 박은신과 함께 7언더파로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고 전성현이 6언더파, 김민규·이태희가 5언더파를 기록했다. 이날 일몰로 일부 선수들이 2라운드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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