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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의심될 때? 병원 가야할 2가지 증상 [건강 팁]

■박상민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2019년 허리디스크 진료인원의 35%가 40세 미만

대부분 자연호전되지만 일부 유형, 영구 신경손상 유발

하반신 마비 있는 '마미증후군' 즉각 전문치료 받아야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추간판 탈출증’은 노화과정이나 과도한 운동, 부적절한 자세 등 다양한 원인 때문에 발생한다. 이미지투데이




디스크는 허리뼈 사이에서 척추체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주는 편평한 판 모양의 탄력성 좋은 연골 구조물이다. 일상에서 흔히 ‘디스크가 터졌다’라고 표현되는 질환의 정식 명칭은 ‘추간판 탈출증’으로 노화과정이나 과도한 운동, 부적절한 자세 등 다양한 원인 때문에 발생한다. 디스크가 손상돼 유출된 내부 수핵이 뒤쪽의 신경근을 누르거나 주변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과거와 달리 허리디스크는 더이상 노인성 질환이라고 보기 어렵다.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허리디스크로 진료를 받은 206만 명 중 40세 미만 환자가 약 72만 명(35%)으로 집계됐다. 중장년층도 허리디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다. 지속적인 환자 증가세를 고려더라도 허리디스크를 국민 질환으로 분류하는 것이 옳다고 볼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집에서 충분한 관리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허리디스크 중 일부 유형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신경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방문하고 치료를 받아야 할까. 첫 번째는 ‘마미증후군’이라고 불리는 하반신 마비가 있는 경우다. 디스크가 많이 손상되면 다량의 수핵이 유출돼 척추강 내 신경근다발을 압박하고 혈액 공급을 막는다. 신경근다발이 말꼬리 모양을 닮았다는 뜻에서 ‘마미(馬尾)’라는 명칭이 붙었다. 마미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하반신 감각 둔화 △하반신 운동 장애 △배뇨 및 배변장애 △성기능 장애 등이다. 만약 허리 통증과 함께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두 번째는 견디기 어려운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다. 허리디스크 통증의 절반 이상은 디스크가 탈출했을 때 발생하는 염증 때문에 발생한다. 대개 1~2개월 정도 지나면 자연 치유되지만 증상이 나아질 때까지 일상생활에 지장이 크다. 따라서 심한 통증이 지속될 때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에 더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 환자의 수술 전후 MRI 검사 결과. 수술 전 검게 보였던 디스크(노란색 화살표) 부분이 수술 치료를 통해 호전되어 밝아졌다.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여러 연구에 따르면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들과 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했을 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마미증후군 같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6주간 약물?물리?주사를 병행하는 보존적 치료를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약물치료에서는 소염진통제를 주로 처방하고 물리치료는 온찜질이나 전기를 이용한 치료를 진행한다. 그래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으면 신경차단술을 고려할 수 있는데 이 단계까지 진행할 경우 많은 환자들의 증상이 호전된다.

보존적 치료만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디스크 제거술 등 수술적 치료를 진행한다. 과거에는 피부에 큰 절개선을 넣어 근육을 박리하고 골을 절제한 후 디스크 제거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피부를 작게 절개하고 현미경이나 내시경을 이용해 디스크를 제거하는 추세로 바뀌었다. 이러한 최소침습 수술은 근육이나 골 손상이 적기 때문에 기존 방식보다 수술 후 통증 및 부작용이 적다. 수술 후 회복이 빨라 관련 수술 부위 통증은 2주 내에 사라지고 3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활동이 가능하다. 6개월 후에는 중장년층이 즐겨하는 운동이자 허리를 많이 써야 하는 골프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다만 수술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디스크 재발 확률이 약 8~15%에 이른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문제가 됐던 디스크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처음 겪었을 때보다 통증이 더 심하다. 디스크 재발에서도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해보지만 호전이 없다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한다. 세 번 이상 재발한 환자들은 해당 부위에 남아있는 디스크 전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뼈를 넣은 후 척추뼈와 척추뼈를 고정하는 척추유합술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재수술 환자의 10% 내외 수준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들에게는 평소 허리를 잘 관리하도록 당부하고 싶다. 탈출된 디스크는 대부분 1~2년이 지나면 몸에 흡수된다. 따라서 다리를 꼬거나 구부정한 자세 등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누워서 휴식을 취한다면 자연스레 치유가 될 것이다. 간혹 복부, 허리 등의 코어근육을 강화하겠다며 치료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환자들을 보게 되다. 코어운동이 허리 강화와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건 맞지만 초기 허리디스크 환자가 시행할 경우 부작용이 더 많다. 따라서 디스크가 치유가 된 뒤에 정확한 자세로 운동을 하는 편이 좋다.

박상민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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