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성만 의원을 불러 조사하는 등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관석 의원도 내주께 소환조사한다고 알려지면서 의혹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가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19일 이 의원을 정당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현역 의원 가운데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건 이 의원이 처음이다. 검찰이 이날 이 의원을 불러 조사하면서 예의주시한 부분은 그가 자금을 조달해 뿌려지는 과정에 직접 관여했는지 여부다. 특히 돈을 받은 현역 국회의원 여럿을 특정했다고 알려지는 만큼 실제 전달됐는지 사실 여부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당선을 목적으로 지역본부장에게 돈을 마련·전달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그가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지인으로부터 마련한 현금 1000만 원 가운데 900만 원을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을 거쳐 지역본부장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여기에 윤 의원을 내주 초께 소환하면서, 돈이 뿌려지고 전달되는 과정에 이들 의원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하는 등 수사의 ‘퍼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국회의원과 지역본부장에게 돈 봉투가 뿌려지는 과정에 각각 윤 의원과 이 의원이 개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구속된 강 전 위원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의원들에게 전달된 돈 봉투는 알지 못한다며 윤 의원을 책임자로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의원을 검찰 출두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돈 준 사실이 없다. 전달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돈 봉투 의혹의 발단이 된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에 대해서는 “진위를 따질 수 없다”면서도 “하나는 (2021년) 3월 30일께 틀었고, 하나는 5월 3일께 틀어진 내용을 마치 하나의 연속된 일인 것처럼 묶어서 편집해 처리한 건 다분히 의도를 갖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이 의원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돈, 내가 내일 주면 안 돼? 오전 10시에 갈테니까’라는 취지의 발언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미리 준비해온 A4용지 한 장짜리 입장문에서 “검찰 수사가 미리 짜인 각본에 의한 답이 정해진 결론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조사 일정, 내용 등이 실시간으로 유출되는 정황에 대해서도 심히 유감스럽다”며 각을 세웠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내주께 두 의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될 수 있는 만큼 검찰이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현역의원으로 수사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자금원으로 지목되는 지방 사업가나 전달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송 전 대표 보좌관 등을 불러 조사한 만큼, 수사의 범위를 실제 받았는지 여부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서 현역 의원에 대한 추가 소환은 물론 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이들 수사가 이뤄진 뒤 결국 이달 내 송 전 대표를 소환하는 등 윗선까지 검찰이 사정 칼날을 드리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송 전 대표가 개인적으로 자금을 조달했을 가능성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수 있다. 검찰은 앞서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 등 압수수색 영장에 송 전 대표를 돈봉투 살포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했다고 전해졌다. 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녹취록에 송 전 대표가 직접 금품을 건넸다는 취지의 말이 담겨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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