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나영이 '박하경 여행기'를 통해 약 4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다. 작품 속 힐링과 공감에 매료된 이나영은 자신이 느낀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하고자 한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극본 손미/연출 이종필)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종필 감독, 배우 이나영이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하경 여행기'는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선생님 박하경(이나영)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명랑 유랑기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연출한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감독은 "월 화 수 목 금 일주일을 잘 살아낸 박하경이 토요일을 맞이해 계획 없이 여행을 가는 이야기다. 막연한 여행을 떠났다가 누군가와 만나고, 평범했던 하루가 특별해진다"며 "명랑한 느낌이 강하다 함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감독이 시리즈 연출을 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영화 작업과 큰 차이는 없었다. 러닝타임만 차이가 났다"며 "한 에피소드, 25분 안에 이야기를 종결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드라마적인 흐름과 감정의 갈무리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시리즈는 다음 화 보기로 이어져야 돼서 엔딩에 특별출연 배우들의 쿠키를 넣은 게 달랐다"고 꼽았다.
이 감독은 '박하경 여행기'를 통해 맑은 카타르시스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힐링이 간지럽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웃기고 싶었다"며 "찍다 보니 흐름이 생기더라. 억지로 안 하는 게 원칙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는 분들에 따라서 쓸쓸해 보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 이유 없이 우울할 때가 있고, 기쁠 때가 있지 않냐"며 "여행이라는 도구를 통해 우울한 상태도 괜찮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내밀한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캐스팅에 대해서는 "기획 단계부터 이나영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왜 그런 생각을 했지?' 싶었는데, 이나영의 연기가 좋더라"며 "이 콘텐츠 자체가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관객이 이입해야 됐다. 어떤 분이 박하경을 해야 관객이 따라갈 수 있을까 했는데, 편하게 보이는 연기를 잘하는 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나영은 독특한 시나리오와 구성에 이끌려 작품을 선택했다. 그는 "미드폼 콘텐츠의 구성이 좋았고, 시나리오는 신선하면서 담백했다. 요즘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 싶어서 고민 없이 선택했다"며 "이 감독의 감성이 이 작품과 어우러질 때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이나영은 작품의 타이틀롤을 맡아 끌고 가는 역할을 한다. 그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봤을 때 굉장히 쉬울 거라고 생각했다. 멍 때리고, 나오는 분들에 대한 리액션을 잘하면 된다고 여겼다"며 "그런데 시나리오를 정리하면서 멘탈이 붕괴되더라. '내가 어떻게 채워야 되지?'라는 마음이 들어서 불안하더라"고 말했다.
배우 구교환, 길해연, 박세완, 박인환, 서현우, 선우정아, 신현지, 심은경, 조현철, 한예리 등이 특별출연으로 '박하경 여행기'에 힘을 더한다. 이들은 박하경이 각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로 출연한다. 이나영은 "캐릭터를 정해놓지 않은 게 답이었다. 준비된 거 없이 현장 가서 집중하고 호흡을 맞추는 걸로 방향을 정했다"며 "처음 만나는 사이니 어색하는 게 당연하지 않냐. 스킬이나 감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열어놓는 자세가 중요했다"고 짚었다.
작품은 굵직한 이야기 전개가 없는 대신, 감정적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이나영은 이 점을 전달하기 위해 조금 다른 자세로 연기했다고. 그는 "'잘하려고 하지 말자'가 나의 숙제였다. 정해놓은 규칙은 하나도 없었다"며 "다른 작품에 비해 공감이 많이 가는 작품인데, 그저 신 안에 같이 들어와서 생각에 빠졌다"고 했다.
한편 '박하경 여행기'는 오는 24일 공개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