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지구로 묶여 있던 서울 용산구 이촌동·서빙고동 일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며 일대 정비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부지에서는 건영한가람·코오롱이촌·현대맨숀 등이 리모델링을, 한강맨션·삼익·왕궁아파트 등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었는데 토지에 대한 용도·높이 규제가 완화돼 활용 방안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25일 서울시는 전날 제8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서빙고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부지는 1976~1983년 지정된 아파트지구로 관리돼왔다. 이로 인해 주택 용지에는 주택만 건립이 가능했다. 지구단위계획이 새롭게 수립되며 상업 기능을 담당하던 중심 시설 용지에 주거용도 도입이 가능해졌고 개발 잔여지도 비주거용도 도입이 가능해졌다. 잔여지에 있던 높이 규제도 기존의 5층 이하에서 40m까지 완화됐다.
나아가 시는 역세권변 과소필지로 구성된 이촌종합시장과 무허가 토지·맹지로 이뤄진 신동아아파트 북동쪽의 개발 잔여지 일대를 특별계획가능구역으로 지정했다. 신동아아파트 서쪽으로는 용산공원에서 한강으로 남북 녹지축이 이어지도록 공원 위치 지정을 계획했다. 신동아아파트 일대에 대한 통합 개발을 유도해 개발 규모를 키우기 위함이다.
정비 업계에서는 이번 계획 수립으로 이촌동·서빙고동 일대 정비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 부촌으로 꼽히는 해당 지역에는 건영한가람(2036가구), 코오롱이촌(834가구), 현대맨숀(653가구) 등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에 합류한 신동아아파트(1326가구)를 필두로 한강맨션(660가구), 삼익(252가구), 왕궁(250가구)아파트 등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촌동 내 2015년 준공된 레미안첼리투스(최고 56층·460가구)의 경우 전용 124㎡의 마지막 실거래가는 지난달 37억 9998만 원(23층)으로 현재 매매 호가는 37억~53억 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의 경우 지구단위계획과 별도로 추진되기에 이번 지구단위계획 수립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들의 경우 주상복합이 가능해지고 신동아아파트도 인근 잔여지 개발이 가능해져 보다 복합적인 계획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리모델링 단지들도 재건축 검토가 가능해지는 방안도 담겼으나 용적률 등을 고려하면 재건축으로 선회할 유인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추후 주민 열람공고를 거쳐 하반기 중 서빙고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을 최종 결정 고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서빙고아파트지구의 지구단위계획 전환을 통해 주변 지역과 조화로운 통합적 도시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주택 공급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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