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지난달로 끝났다는 시장의 기존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연준 내부에 인상론자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미국 경제와 고용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25일(현지 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이날 한때 52.8%로 인상론을 넘어섰다. 현재는 40% 수준까지 다시 낮아진 상태다. 6월 동결 확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예전에 생각했던 것만큼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발언했던 19일 82.7%까지 높아졌지만 1주일이 채 되지 않아 인상 확률과 엇비슷해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금리 전망에 영향을 미쳤다.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1.3%로 이전의 속보치(1.1%)에서 상향 개정됐다. 미국 경제의 주춧돌인 개인소비가 속보치(3.7%)보다 높은 3.8%로 오른 데다 기업들의 재고 투자도 이전 발표 때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GDP는 2분기에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의 GDP 예측 모델에 따르면 2분기 GDP 전망치는 2.9%에 이른다. 미 의회예산국이 추산한 잠재성장률 (1.9%)을 웃도는 수치다. 고용시장도 여전히 튼튼하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 9000건으로 전주(24만 2000건)보다 줄어든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인 24만 5000건도 하회했다. 이 같은 수치는 연준 내 인상론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팀은 이날 “1분기 성장세와 인플레이션이 더 강하기 때문이 연준이 경제를 식히기 위해 필요에 따라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금융시장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변동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약 16bp(1bp=0.01%포인트) 오른 4.542%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140.2엔을 기록해 6개월 만에 140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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