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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상하이 뛰어넘은 중국 최고 부자 도시, 어얼둬쓰, 비법은 체질개선

■[특파원현장리포트] 中 어얼둬쓰 가보니

풍부한 지하자원 개발로 성장

석탄가격 폭락으로 한때 침체

신재생에너지 도입으로 부활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어얼둬쓰 중남부 이진훠러의 태양광 패널이 30일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어얼둬쓰는 태양광발전 같은 신에너지를 새 동력원으로 삼아 10여 년 만에 중국 최고 부자 도시에 다시 올랐다. 김광수 특파원




네이멍구자치구의 성도인 후허하오터시에서 차로 4시간 가까이 달려 도착한 어얼둬쓰. 후허하오터 시내를 벗어나면서 창 밖에는 광활한 초원만 펼쳐졌으나 어얼둬쓰에 들어섰다는 표지판을 지나자마자 화려한 조명으로 뒤덮인 건물들이 나타나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여줬다. 어얼둬쓰는 한국 황사 피해의 40%를 차지한다고 알려진 쿠부치사막을 품은 도시다. 면적(8만 6752㎢)은 대한민국의 38.8%지만 인구는 220만 명에 불과한 이 도시가 최근 중국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상하이를 제치고 중국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30일 찾은 어얼둬쓰는 2022년 1인당 GDP가 25만 6908위안(약 4777만 원)으로 중국 전체 평균인 8만 5698위안을 3배 가까이 웃돈다. 수도 베이징(19만 위안)과 ‘경제수도’ 상하이(18만 400위안)도 앞지르는 수준이다.

어얼둬쓰는 고속 성장과 침체를 반복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곳이다. 예로부터 유목민이 살던 지역으로 1980년대까지만 해도 양 목장이 대부분이었으나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고도 성장에 발맞춰 빠르게 발전했다. 원동력은 풍부한 자원이다. 양을 방목해 생산하는 캐시미어가 연간 3300톤이나 된다. 중국 전체 생산량의 절반, 전 세계의 5분의 2를 차지한다. 미국·유럽 등에서도 최고 품질로 여길 정도다. 또 이곳은 지하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석탄은 중국 매장량의 17%, 천연가스는 33%나 될 만큼 풍부하다. 도자기와 화장품, 실리콘 원료로도 사용되는 고령토의 매장량은 65억 톤에 이르고 중국 내에서 품질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는다. 중국이 자원 전쟁의 강력한 무기로 사용하는 희토류도 인근 지역인 바오터우에 이어 중국 내 2위 매장량을 자랑한다.

이러한 자원 개발을 통해 어얼둬쓰는 빠르게 성장했고 2002년 204억 위안에 불과했던 지역 GDP는 10년 만인 2012년 3656억 8000만 위안으로 17배나 증가했다. 2010년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세계도시경쟁력 보고서’에서 어얼둬쓰는 세계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빠르게 높아진 도시 1위로 꼽혔다.



하지만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석탄 가격이 폭락하며 어얼둬쓰 지역 경제도 침체에 빠졌다. 재정이 악화돼 공무원 월급도 제때 주지 못할 정도였다. 추락하던 어얼둬쓰를 지난해 다시 중국 내 1위 부자 도시로 이끈 것은 체질 개선이다. ‘자원은 유한하다’는 가르침 속에 자원 개발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고 첨단산업을 대거 유치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징둥팡(BOE)이 투자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장이 가동되고 있고 남부에 허린거얼 신구를 개발해 주요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대거 유치했다. 중국 동부 지역의 데이터를 서부 지역으로 옮겨 처리하는 ‘동수서산(東數西算)’ 프로젝트의 북부 중심 지역으로 화웨이·차이나모바일 등의 데이터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신에너지 개발에도 한창이다. 넓은 면적을 바탕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의 발전설비가 들어서고 있다. 쉐펑 성원에너지그룹 네이멍구신에너지과학기술 부사장은 “태양광을 바탕으로 정부의 3060(2030년 탄소 배출 정점, 2060년 탄소 배출 제로) 정책을 뒷받침하고 지역 경제 발전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30일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어얼둬쓰 중심지의 건물 외벽이 화려한 조명으로 뒤덮여 있다. 김광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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