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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웃을수록 회복도 빨라" 한방 전문가가 말하는 '안면마비' 치료 원칙

■ 김용석 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장

경희대한방병원, 2011년 국내 첫 안면마비센터 개소

염증으로 손상된 신경 빠르게 회복시키는 데 주안점

김용석(왼쪽) 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장이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에게 설명 중이다. 사진 제공=경희대한방병원




"많이 웃으세요, 하루 웃으면 하루 일찍 더 좋아집니다. "

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를 찾는 환자들에게 김용석 센터장(침구과 교수)이 가장 많이 건네는 말 중 하나다. 대다수 환자들은 갑자기 찾아온 안면마비 증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의료진을 만나면 ‘언제 병이 치료됩니까?’, ‘후유증은 없을까요?’, ‘재발하지는 않나요?’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쏟아내게 마련이다.

김 교수는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난 환자들은 매일 거울을 보며 얼마나 개선됐는지 빈번하게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발병 초기에는 치료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우울해지기도 쉽다”고 말했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치료 받은 만큼 좋아진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독려하며 치료에 임하고 있다.

◇ 국내 첫 안면마비센터, 12년 동안 다양한 임상 경험 축적


경희대한방병원은 2011년 국내 최초로 안면마비센터를 개설한 이래 수많은 안면마비 환자를 치료해 왔다. 안면마비센터는 안면마비와 후유증은 물론 안면경련, 안면감각장애, 안면통증 등 다양한 안면질환에 대해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한방 복합 치료센터다. 경희대한방병원은 12년동안 축적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안면치료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최신 연구를 반영한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며 빠른 회복과 후유증 관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안면마비센터를 이끄는 김 교수는 오랜 임상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한의사다. 세계침구학회 부회장 겸 표준화 위원회 위원장, 보건의료 분야 표준화 협력센터(WHO-FIC) 전통의학자문그룹(TMRG)의 한국 측 위원으로서 국제질병사인분류 제11차 개정판(ICD-11) 도입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 전통의학 분야 기술위원회(ISO/TC 249) 한국 대표전문위원으로서 전통의학의 표준에 관한 연구도 수행 중이다.

◇ 표면적 증상 뿐 아니라 전신 컨디션도 고려…근본적 치료 제공


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는 염증으로 손상된 신경을 빠르게 회복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다. 김 교수는 “침, 봉독약침, 전기침, 심부온열요법 등은 환자의 혈액순환을 돕고 신경 손상을 최소화한다”며 “목과 어깨의 근육이 단단하게 굳거나 귀 뒤의 통증이 지속될 경우 부항 치료로 근육을 이완하여 안면으로 가는 혈액순환을 개선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한방 치료는 표면적 증상을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신적 컨디션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직접 신경 염증을 줄이기도 하지만, 신경이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환자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길러주는 게 핵심이다. 덕분에 면역력 저하로 인한 재발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김 교수는 “복부온열자극으로 전신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뜸 치료도 병행한다”며 “안면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재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고 소개했다. 증상과 호전되는 정도에 따라 안면침, 매선 등의 치료를 추가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환자의 적극적 의지가 치료 핵심…초기에 신속한 치료 받아야


김 교수는 환자들에게 '병을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본인의 강인하고 적극적인 의지'라는 점을 강조하곤 한다. 임상 초기에는 그 역시 단순히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거라 생각했지만, 오랜 임상 경험을 쌓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환자가 스스로 질병과 싸우고 이겨나갈 수 있도록 전문적 도움을 주고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며 “병을 치료하려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부정적인 마음으로 보내기 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더욱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안면질환으로 인한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고 회복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초기에 병원을 찾아 신속하게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급성기 환자는 2~3주 집중 치료가 후유증 좌우할 수도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안면마비센터를 찾아야 할까.

김 교수는 “급성기 안면마비는 마비 부위 근육이 늘어지고 힘이 빠지면서 얼굴이 한쪽으로 틀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며 “대부분은 초기 2~3주동안 집중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초기 치료를 놓치면 후유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급성기 안면마비 환자들에게 입원을 권장하는 것도 집중 치료를 통해 후유증이 생길 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안면마비로 인한 후유증으로는 팔자주름이 깊어지거나 눈이 작아지고, 얼굴근육이 당기거나 뻣뻣해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한방에서는 이를 '구축'이라고 부른다. 입을 움직일 때 눈이 감기거나 눈을 깜빡일 때 입꼬리가 움직이는 등의 연합운동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 밖에 '악어의 눈물'이라고 해서 식사나 말을 할 때 눈물이 나오는 것도 안면마비에 의해 발생 가능한 후유증이다. 김 교수는 "이러한 후유증은 자연 회복이 어려운 데다 오랜 시간이 경과한 경우 완전히 회복되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후유증이 발생한 시점부터는 기능 회복과 재활에 집중하면서 침, 봉독약침, 매선 등의 한방 치료와 마사지, 안면운동 등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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