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전쟁을 수행할 지원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폴리티코는 “정부와 기업의 거짓 정보 대응을 돕는 영국 기술벤처인 '로지컬리'(Logically)는 바그너 그룹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구인 광고를 통해 전투지원을 위한 의료와 드론 운영자, 심리학자 등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지컬리는 지난달 중순부터 지난 19일까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라온 바그너 그룹 구인 광고를 찾아내 분석한 결과, 바그너 그룹이 내보낸 것으로 보이는 60여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구인 광고는 프랑스어와 베트남어, 스페인어 등 10여개의 언어로 쓰였으며 지난 10개월간 12만건 정도의 조회수를 올렸다.
구인 광고에는 바그너 그룹 소속으로 보이는 전투와 정보기술(IT), 의료직에 대한 구인 정보와 함께 연락처와 텔레그램 계정도 있으며 24만루블(약 420만원)의 월급과 건강보험을 비롯한 각종 복지혜택도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게시글에는 생명보험 혜택을 강조하며 ‘효율성과 승리에 중점을 둔 팀을 위해 일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인도네시아어로 된 광고에는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22~55세 사이의 자원자들을 초대한다’는 글도 있었다.
로지컬리는 이들 구인 광고가 전적으로 확실하게 바그너 그룹이 내보낸 것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게시물 곳곳에 바그너 그룹과 관계자들의 흔적이 포착됐다고 강조했다.
카일 월터 로지컬리 연구원은 “바그너 그룹이 텔레그램이나 러시아 소셜미디어인 VK 계정을 통해 올린 게시물과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한 구인 광고가 똑같은 말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방 관리들도 이들 구인 광고에 적힌 연락처 중 적어도 2개는 바그너 그룹 또는 러시아 정보 당국으로 직접 연결되는 번호로 확인했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서방에서는 이 그룹이 우크라이나전에서만 용병 5만 명을 투입했으며 이 중 약 4만 명이 교도소에서 모집한 죄수 용병인 것으로 추정했다.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최근 우크라이나에서만 2만 명의 병력을 잃었으며 이 가운데 1만 명은 죄수 용병”이라 밝힌 바 있다.
로지컬리는 바그너 그룹이 구인 광고의 효과를 보고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폭력 선동과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의 선전 게시물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정책을 위반한 것은 거의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의 민간 군사 기업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기업가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러시아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지휘관 출신 드미트리 우트킨이 공동 설립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외에도 말리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전에도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 국민의회, 우크라이나 정부 등은 바그너 그룹을 테러 조직으로, 미국 국무부는 국제 범죄조직으로 지정했다. 지난 11일 영국 정부도 테러 조직으로 공식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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