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 부켈레(42)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화이트칼라 범죄자 전용 교도소를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갱단 등 폭력조직에 대한 척결활동에 이은 이른바 ‘부패와의 전쟁’ 선언이다.
로이터통신 등 2일(현지 시간) 외신보도에 따르면 부켈레 대통령은 1일 취임 5년째를 맞아 국회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는 국가적 영량을 총 동원해 갱단과 정면으로 싸운 것처럼 부패와의 전면전을 시작한다”며 “테러리스트용 감옥을 만들었듯 부패 범죄자용 감옥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이 어디 출신이든 맞서 싸울 것”이라며 “단, 적법한 수단만을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폭력조직들을 상대로 무자비한 척결 활동을 벌였다. 집회의 자유 등 헌법상 국민 권리까지 제한하면서 갱단과의 전쟁에 나섰다. 올해 2월에는 폭력조직 가담 혐의를 받는 수천명을 ‘거대 감옥’이라 불리는 테러범 수용센터로 옮겨 수용했다. 이곳은 여의도의 절반가량인 165㎡에 23만㎡ 규모로 신축된 미 대륙 최대 규모 교도소다. 로이터는 인권단체들이 무고한 사람들마저 체포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으나 부켈레 대통령의 강경 드라이브가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고 전했다. 또 국회에 모인 사람들의 ‘재선’이라는 함성 속에 부켈레 대통령의 이날 연설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는 대통령의 연임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3월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약 70%가 부켈레 대통령의 연임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켈레 대통령의 임기(5년)는 내년까지다.
한편 부켈레 대통령은 알프레도 크리스티아니 전 대통령(1989∼1994년 집권)의 재산에 대한 강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도 했다. 크리스티아니 전 대통령은 30여년 전 발생한 예수회 사제 피살사건과 관련해 수사받고 있으며 현지 법원은 작년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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