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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일침] 은퇴 못하는 586세대 건물 관리에 척추 관리는 뒷전

■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은퇴 후 재취업하는 60세 이상 고령자 급증세

고령일수록 허리디스크 등 척추질환 발생 주의해야

추나요법·침·한약 병행하면 수술 없이도 치료 가능

이미지투데이




# 은퇴 후 서울의 한 오피스텔 건물관리인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모(60·남) 씨는 책임감 있는 근무 태도와 일 처리로 신망을 얻어 관리소장 승진을 앞두고 있다. 최씨는 올해 역대급 폭우와 폭염이 찾아온다는 예보를 접하고 일찍부터 건물 내·외부 시설 점검에 만전을 기했다. 간헐적으로 허리 통증이 찾아와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꼈지만 업무에 집중하느라 신경쓸 겨를 조차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하 주차장 누수 점검을 위해 계단을 내려가다가 순간적으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듯 넘어진 최씨. 그 직후부터 증세가 급격히 악화되더니 한쪽 다리가 저리고 허리 통증이 극심해져 다음 날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은 최씨는 승진을 포기하고 다시 한번 은퇴를 고민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국내 남·녀 평균 기대수명이 83세를 넘어서며 이른바 ‘100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통계청은 국내 노인 인구가 2025년에 1000만 명을 넘어서고, 60세 이상 근로자를 뜻하는 ‘워킹시니어’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발표했다. 워킹시니어는 전년 대비 증가 폭이 처음으로 40만 명을 초과하면서 올해 3월 기준 613만 4000여 명에 달했다.

늘어나는 시니어 일자리와 구직자 만큼 워킹시니어의 열정을 뒷받침해줄 건강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건물관리인의 평균 연령대는 50대 이상이다. 다른 직군에 비해 평균 연령이 높은 편이지만 직업의 특성상 몸을 쓰는 일이 많다. 특히 소방, 전기, 냉·난방, 주차 등 건물의 시설 유지 및 보수 작업을 하다 보면 허리디스크와 같은 척추 질환 발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허리디스크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 약 210만 명 가운데 50대 이상 고령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나이와 발생 빈도가 비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워킹시니어가 많은 건물관리직군은 허리디스크 발생 고위험군에 속한다.

흔히 허리디스크라고 불리는 ‘요추추간판탈출증’은 척추뼈 사이 완충 작용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자리를 벗어나 염증을 일으키고 주위 신경을 압박해 요통, 방사통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큰 외부 충격으로 인해 급성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잘못된 자세와 습관, 척추 노화 등 퇴행성으로 나타난다. 최씨도 이미 퇴행이 진행되던 디스크가 계단에서의 낙상을 계기로 탈출된 경우다.



비단 건물관리인만의 문제만은 아니다. 워킹시니어들은 허리디스크가 발생하기 전은 물론, 이미 발생했다면 초기 단계부터 적절한 관리에 나서야 한다. 허리디스크는 질환으로 심화되기 전에 분명한 전조증상을 보인다.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있을 때 요통이 있는 경우 △허리, 엉덩이, 다리 등이 아프고 저린 경우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허리 통증이 있는 경우 등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야 할 대표 증상이다.

허리디스크는 초기에 치료할수록 호전되기 쉽다. 초기에는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 만으로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시행되는 한방통합치료는 디스크 주변 뼈와 근육, 인대 등의 손상 없이 신체의 자생력을 높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다. 먼저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척추를 교정해 디스크에 실리는 부담을 줄여주고 잘못된 자세 습관으로 인한 통증의 재발을 방지한다. 이와 함께 침·약침 치료와 한약으로 염증과 통증을 가라앉히고, 손상된 디스크와 신경의 회복을 촉진한다.

한방통합치료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증명한 연구 논문도 발표된 바 있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 65명을 10년간 장기 추적한 결과 환자들은 통증, 삶의 질 등을 측정하는 모든 지표에서 큰 호전을 보였고,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해당 연구에서 하지방사통의 시각통증척도(VAS)는 치료 전 심한 통증 수준인 7.42에서 6개월 후 1점 대로 낮아졌으며 10년 후까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요통 수준을 측정한 VAS 척도 역시 치료 전 중등도 수준인 4.39에서 치료 후 10년간 통증이 미비한 1점대로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VAS란 통증 정도를 평가하는 척도로 값이 클수록 통증이 심함을 뜻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실렸다.

허리디스크는 나쁜 자세나 외부 충격 등을 계기로 고령층에게 흔히 발생하는 척추질환이다. 하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증상이 심해지고 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퇴행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와 관리를 통해 척추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번 여름을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 건물 안전에 대비하는 것 만큼이나 우리 몸의 중심인 허리를 위협하는 척추 질환에 대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자.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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