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댐 파괴로 이중고에 처한 우크라이나를 본격 지원하고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과 적십자사가 즉시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트위터에서 “카호우카댐 공격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로)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나의 연대를 표현했다”며 “프랑스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이 잔혹 행위를 비난하며 몇 시간 내로 (우크라이나에) 원조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성명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의 인도적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며 곧 10톤의 구호 장비 등을 1차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독일·오스트리아·리투아니아도 우크라이나에 첫 번째 인도적 물품을 보냈다. 여기에는 정수기, 발전기, 물 저장 컨테이너, 텐트, 침대 등이 포함됐다. 유엔 기구인 국제이주기구(IOM) 역시 우크라이나 당국과 협력해 홍수 지역에 대한 물과 위생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유엔 관계자들 또한 이날 인도적 지원을 위해 사고 발생 지역과 인접한 헤르손을 방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독일 일간 빌트와 미국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유엔과 적십자사를 지칭하며 “그들은 그곳(댐 파괴 현장)에 없다”며 “(우크라이나가 도움을 요청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고 나는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도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가 민간인 대피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댐 파괴로 인한 피해가 본격화하고 우크라이나의 지원 요청이 쇄도하면서 국제사회도 본격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6일 새벽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노바 카호우카에 위치한 카호우카댐이 파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곳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다. 댐 파괴 이후 강물이 쏟아져나오면서 드니프로강 유역 80㎞ 구간에서 홍수가 발생했고 하류에서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를 배후로 지목하는 가운데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댐을 폭파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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