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으로 일확천금을 번 성공담은 개인의 인생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로 흔히 취급된다. 타고난 코딩 실력이 있어야 하고 각자에게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가 여러 차례 와야만 코딩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3살 독학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한 달 1만 달러를 벌었던 마이클 세이먼은 이같은 통념을 거부한다.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누구나 코딩으로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간 ‘앱 키드’는 세이먼이 코딩으로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기까지 과정을 다룬 자서전이다. 세이먼은 볼리비아인 아버지와 페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서 식당 사업을 했지만 경제적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수업료를 내지 못해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
이같은 어려움에서 세이먼을 구해준 건 게임 관련 앱이었다. 그는 게임의 업데이트, 진행방법 등에 대한 내용을 앱으로 만들어 앱스토어에 1.99달러에 판매했다. 앱을 개발하기 전 코딩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는 앱을 만들겠다고 생각한 후 구글을 통해 코딩과 앱 제작을 독학했다. 독학으로 만든 이 앱으로 세이먼은 한 달 평균 1만 달러를 벌었다.
마크 저커버그가 세이먼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대학 졸업장도 없는 그가 페이스북 인턴에서 시작해 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주도했다. 인스타그램의 스토리를 성공시킨 것도 그가 페이스북에서 한 성과 중 하나다. 그는 10대에 입사해 어린 나이라는 약점을 강점으로 활용했다. 페이스북이 왜 10대 고객을 잃고 있는지, 10대를 포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전략을 짰다. 현재 인스타그램의 스토리를 쓰는 이용자가 5억 명에 달하게 되기까지 세이먼의 역할이 컸던 셈이다.
이후 그는 승승장구를 달린다. 이제 그의 이름 앞에 5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는 구글의 최연소 프로덕트 매니저, 포브스가 선정한 서른 살 이하 리더 30인 등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성공했다.
그러나 그는 책 내내 자신이 천재, IT 신동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26살인 현재도 자신을 전문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부하고 수만 시간을 들여 연습한 결과라는 것이다.
자신의 어린 시절처럼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에게 그는 “꿈을 크게 가져”,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도전해봐”라고 쉽게 말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인터넷에서 무료로 하는 코딩 교육을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그는 “앱 제작과 코딩에 관해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인터넷에서 100% 공짜로 배울 수 있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넨다. 그의 인생 이야기가 성공을 다룬 다른 자서전과 달리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그는 책 마지막에서도 “나의 큰 희망 중 하나는 내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프로그래밍이 누구나 취할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다”고 강조한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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