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4차 총회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프레젠테이션(PT)까지 마치면서 관심은 최종 선정지가 발표되는 11월로 집중되고 있다.
11월에도 마지막으로 5차 PT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사실상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까지 나선 이번 4차 PT에서 회원국들이 지지 후보를 잠정적으로 정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과 외교가의 관측이다.
외교가에서는 2030 세계박람회 최종 후보지로 대한민국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두 곳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나서 전 세계적인 유치 활동을 벌이는 리야드가 현재까지는 유력 후보다. 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도 공개적으로 리야드를 지지하기도 했다. 179개 회원국 가운데 약 70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부산의 경쟁력도 만만찮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글로벌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벌였고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PT에 나서 지지를 호소하며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구도가 ‘2강(부산·리야드)·1중(로마)’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후보지가 2곳일 경우 최다 득표지가 개최국으로 선정되지만 3곳 이상이면 3분의 2 이상 득표한 곳이 선정된다. 로마 역시 유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최종 투표에서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3월 로마엑스포 유치를 위해 EU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특히 투표 자체가 무기명 비밀투표이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지한 국가들이 막판에 부산으로 마음을 돌릴 수도 있다. 2002년 우리나라는 전남 여수에 2010 세계박람회 유치를 자신했다. 하지만 결선투표(4차)에서 중국 상하이에 밀리며 탈락했다. 무기명투표에서 이탈 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수의 사례는 리야드가 최종 후보가 될 것이라고 자신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윤 대통령의 BIE 총회 참석이 부산엑스포 유치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윤 대통령께서 직접 모든 회원국을 대상으로 부산엑스포가 가진 차별화된 비전과 장점을 보여주실 예정”이라며 “부산엑스포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30 세계박람회가 열리면 경제적 가치만 60조 원, 약 50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각국은 개최 도시에서 인류 문화와 산업, 과학기술 발전의 역량을 보여주고 미래 비전도 제시하는 국가관을 건설한다. 개최국은 부지만 제공하고 국가관은 참여하는 국가가 건설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는 물론 전 세계적인 도시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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