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건립 목적에 맞게 덕수궁 돈덕전은 세계와 만나는 공간, 문화유산 공공외교의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개관 후 전시와 모임, 음악회·영화제 등 다양한 행사를 할 예정입니다.”(권점수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장)
26일 서울 중구 소재 덕수궁 내 돈덕전에서 120년 전 대한제국의 외교 무대가 재현됐다. 이날 문화재청은 100년 만에 복원된 덕수궁의 ‘대한제국 영빈관’ 돈덕전의 프리뷰 행사를 열고 한국 주재 12개국 해외 외교관,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했다.
초청 대상 12개국은 모두 근대 외교 관계가 시작된 1876년부터 돈덕전이 세워진 1902년까지 대한제국과 외교 관계를 맺은 나라다. 미하엘 라이펜슈툴 주한 독일 대사, 볼프강 앙거홀처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 프랑소와 봉땅 주한 벨기에 대사를 비롯해 영국·이탈리아·프랑스·헝가리·덴마크 등 총 8개국의 외교 관계자 및 배우·모델 등이 참석했다. 일본·미국·러시아·중국은 한국에 거주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했다.
돈덕전은 외부는 마감했지만 아직 내부 인테리어는 진행 중이다. 관리소 측은 향후 들어설 시설에 대해 설명하며 이들 국가와의 인연을 되새겼다. 이날 각국에서 온 사람들은 모두 한복을 입고 한국과의 친교를 다짐하는 이벤트를 갖기도 했다.
일본 규슈 출신으로 3년째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코노미(23) 씨는 “일본인들 대부분 경복궁만 알고 있지 덕수궁은 잘 모르는데 알려주고 싶고 돈덕전도 너무 아름답다”며 “한국과 일본이 안 좋게 시작(‘강화도조약’을 의미)했지만 앞으로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독일 출신인 안나 릴만(32) 씨는 “(돈덕전 외양이) 베를린 인근 상수시 궁전과 비슷해서 친근한 느낌”이라며 “한국과의 교류 역사를 알 수 있는 덕수궁을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돈덕전은 덕수궁 석조전 뒤쪽에 있는 서양식 2층 건물로 올해 9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1902년 건립됐으며 대한제국 시기 외교를 위한 교류 공간 및 영빈관 등으로 쓰이다가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에 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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