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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 승자는? '중재자'로 등장한 루카센코

푸틴도 프리고진도 큰 상처…사태 수습한 건 루카센코

전 세계 주목 받았으나..프리고진 끌어들인 리스크 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렌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AFP연합뉴스




러시아는 혼란의 주말을 보냈으나 이번 사태의 승자는 없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치적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고,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은 심각한 곤경에 처했다. 전 세계는 벼랑 끝에 서있는 듯한 핵 보유국의 모습에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돋보였던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벨라루스 독재자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일 것이다. 푸틴의 동맹인 그는 휴전을 중개하고 러시아를 더 큰 혼란에서 구한 공로를 주장하며 무대의 중심에 섰다.

전 세계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의 주시하는 가운데 루카센코라는 ‘카메오’의 출연에 대한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루카센코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이번 기회를 활용해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푸틴 대통령의 충성파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동시에 이 사태는 루카센코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수도 있다. 그는 폭력적이고 불안정하기로 유명한 프리고진에게 자국에 머물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으로 보이며, 프리고진의 부대가 배치될 경우 잠재적으로 자국의 안보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 프리고진으로 인해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분쟁에 다시 끌려 들어갈 수 있다는 위험성도 상존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렌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AP연합뉴스




아울러 러시아의 지도자 푸틴이 가장 약해진 순간에 푸틴과의 파트너십을 크게 강화했다는 사실이 그에게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에스토니아 국방 및 안보센터 연구원인 토마스 제랄라비시우스는 “이번 사건은 루카센코와 ‘침몰하는 배’를 더욱 긴밀히 연결시켜 줬다”고 진단했다.

루카센코와 푸틴은 서로 공생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2020년 벨라루스에서 대중들의 봉기가 일어난 후 많은 사라들이 루카센코를 배척했으나 푸틴은 그를 도왔다. 그 대가로 루카센코는 벨라루스를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초 기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러시아 국영TV 앵커이자 선전선동가인 블라디미를 솔로비요프는 “양국 대통령 간의 훌륭한 관계가 다시 한번 끔찍한 재앙으로부터 러시아 연방을 구해냈다”고 칭송했다.

루카센코의 이번 중재는 푸틴 정권과 긴밀히 연계된 그의 입장에서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벨라루스 전문가인 아르톰 슈라이브만은 "푸틴 정권이 실패하거나 극적으로 약화되면 루카센코 정권의 안정성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에게도 실존적인 문제였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AFP연합뉴스


다만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머무르는 것은 루카센코에게 분명 다양한 위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인접한 리투아니아와 같은 국가들은 프리고진의 벨라루스에 있다는 사실 때문에 나토 동맹국의 추가적인 군사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토마스 제랄라비시우스 연구원은 “프리고진 용병그룹은 위험성이 없는 조직이 아니다”면서 “루카센코가 정말 그를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물었다.

<워싱턴포스트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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