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BOE)의 지난주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영국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고 CNBC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영국의 2년 만기 주담대 고정금리 평균은 6.44%로 집계됐다. 2년 만기 주담대 고정금리는 5월 초만 해도 5.26%였지만 19일 6.01%로 올라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6%대에 진입했고, 이날 추가 상승했다.
급격한 주담대 금리 상승은 BOE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크다. 앞서 22일 BOE는 기준금리를 4.5%에서 5%로 0.5%포인트 깜짝 인상했다. 13회 연속 인상으로 영국의 기준금리는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영국의 물가상승률이 4월에 이어 지난달도 8.7%를 기록하며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CNBC방송은 "영국의 많은 주담대 금리는 기준금리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며 "이는 수백만 명의 주택 소유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는 지난주 연구에서 금리인상이 주담대 상환액을 끌어올리며 연말까지 120만 가구(전체 가구의 4%)의 저축이 바닥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내 부실가구 비율도 연말 전체 가구의 30%인 780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맥스 모슬리 NIESR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가 5%대로 오르면 대출을 받은 수백만 가구가 파산 직전으로 내몰릴 것"이라며 "어떤 대출기관도 가계가 이 정도 수준의 충격을 견딜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도 기준금리 인상 다음 날인 23일 주요 은행 및 건설 업계를 만나 주담대 상환 위기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금융 당국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주택 압류에 12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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