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례 회의가 28일 이틀 차에 접어든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전날 몽골·뉴질랜드·베트남·바베이도스 등 포럼 참석을 위해 방중한 각국 정상들과 연달아 만나 관계 다지기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27일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 회동해 양국 간 연대 강화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중국과 베트남은 같은 사회주의 국가이자 서로 고도로 신뢰하는 동지이고 호혜와 공영의 동반자이며 서로를 아는 친한 친구”라며 “양측은 디커플링과 망 단절에 함께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찐 총리는 “베트남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고히 시행한다”면서 중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을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또 “베트남은 경제 문제의 정치화에 반대하며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 각종 위험과 도전을 예방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베트남이 중국을 대신할 경제 파트너로서 서방의 관심을 받는 가운데 중국은 이에 맞서 베트남과의 전통적 우방 관계를 강조하며 밀착하는 모양새다.
시 주석은 같은 날 서방의 정보 공유 동맹 ‘파이브아이즈’ 회원국인 뉴질랜드의 크리스 힙킨스 총리와도 회담을 진행했다. 그는 힙킨스 총리에게 “진정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체제를 함께 주창하는 한편 기후변화 등 글로벌 도전에 손잡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서방에 맞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졌다. 시 주석은 “우리는 높은 수준의 개방을 적극 추진하고 법에 따라 외국인투자가의 권익 보호를 강화할 것”이라며 “(경제) 발전은 중국 공산당의 국가 통치에서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힙킨스 총리는 자신이 대규모 경제·무역대표단과 함께 중국을 찾은 것은 더 많은 협력 기회를 탐색하고 양국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취임 이후 처음 방중한 힙킨스 총리는 시 주석에 이어 이날도 리창 국무원 총리와 회동했다. AP통신은 “중국은 뉴질랜드의 최대 수출 시장”이라며 최근 경기 침체에 직면한 뉴질랜드가 서방 국가들 가운데 가장 중국에 호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시 주석은 롭상남스라이 어용에르덴 몽골 총리, 미아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와도 각각 회담하며 협력 강화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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