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도체를 비롯해 전자제품 생산에 핵심적인 금속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을 제한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 보도했다. 미국 주도 서방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가 강화되는 것에 대한 맞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다음 달 1일부터 갈륨, 게르마늄과 해당 금속의 화합물이 수출 통제 대상이 된다고 발표했다. 이들 금속의 수출을 위해서는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수출업자들은 해외 구매자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보고해야 한다. 상무부는 필요할 경우 수출 허가 검토가 국무원(중국 내각)으로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수출 통제 조치가 “국가 안보와 중국의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을 포함해 중요한 20개 원자재의 주요 생산국이며 제련과 가공 처리 분야도 장악하고 있다. 특히 갈륨과 게르마늄은 태양광 패널, 레이저, 야간 고글, 컴퓨터 칩 등 다양한 제품에 널리 사용되는 금속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수출 통제 조치로 하드웨어 제조 비용이 상승하고 첨단 컴퓨팅 기술 개발 경쟁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는 산업·군사 부문에서 필수적인 기술을 통제하기 위해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전쟁의 가장 최근 소식"이라며 "중국과 미국 같은 전략적 경쟁자 간 관계가 더욱 악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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