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오산시는 5일 오전 죽미령 평화공원에서 ‘유엔군 초전기념 및 미 스미스부대 전몰용사 추도식’을 개최했다.
오산 죽미령 전투는 6.25 전쟁 당시 유엔 지상군으로 미군이 처음 참전해 치른 전투이다. 소련제 전차 36대를 앞세워 파죽지세로 남하하던 5000여 명의 북한군에 맞서 540명의 스미스 특수임무부대원들이 혈전을 치렀다. 비록 전체 부대원 중 30%가 넘는 181명(실종 포함)이 희생됐지만 북한군의 진격을 일시적으로 저지해 전쟁 초기 아군의 전력재정비 시간을 벌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패배했지만 결과적으로 이긴 전투’로 6.25전쟁사에 기록된다.
오산시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이 같은 내력을 가진 오산 죽미령 전투의 의미를 재조명해 ‘한미동맹의 출발점 오산 죽미령에서 다시 시작’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오늘날 굳건한 한미동맹의 출발점을 이 전투에서 산화한 미군 병사들의 희생에서 보자는 의미에서다.
남다른 의미의 추도식이기에 의미있는 참석자들이 적지 않았다.
추도식에는 정부를 대표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신범철 국방부 차관, 이원우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이, 경기도를 대표해 오병권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 참석했다.
윌리엄 D. 행크 테일러 한미연합사단장(미 2사단장), 류승민 51사단장, 차준선 공군작전부사령관, 김정혁 한미연합사단 한측 부사단장 등 한미 군 주요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특히 이날 추도식에는 죽미령 전투에 참전했던 스미스 부대 참전용사 유족이 참석했다.
이 중 수잔 페리 여사는 죽미령 전투 당시 스미스 중령과 부대를 이끌던 밀러 O. 페리 중령의 딸이다. 국군 연락장교로 유일하게 죽미령 전투에 참전한 고(故) 윤승국 장군의 부인 장영심 여사도 자리를 함께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유족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했다. 평화의 사도 메달은 한국전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와 예우의 뜻을 표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증정하는 기념 메달이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죽미령 전투는 6.25 전쟁에서 미군이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피 흘린 첫 번째 전투로, 한미혈맹 70년의 시발점이라는 데 그 역사적 의의가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스미스 부대 장병들의 희생을 영원히 가슴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행크 테일러 미2사단장은 “한미연합사단이 추구하는 연합방위준비태세의 수준은 스미스 부대원들의 희생과 유산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파이트 투나잇 준비태세를 갖추는 데 만전을 기하는 우리 장병들에게 늘 스미스 부대의 정신이 귀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권재 오산시장은“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스미스 부대원과 참전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의 결과로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경제·문화 강국으로 성장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유엔군 초전기념 및 스미스부대 전몰장병 추도식을 ‘국가주도 기념행사’로 격상시켜줄 것을 보훈부에 재차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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