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이 텍스트에 기반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스레드(Threads)’를 당초 예상보다 하루 앞당긴 5일 오후 7시(미국 동부시간) 공식 출시했다. 스레드는 짧은 글을 올려 소통한다는 기본 틀 덕분에 ‘트위터 대항마’로 꼽혀 왔는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후 크고 작은 잡음에 시달리고 있는 트위터와 펼칠 경쟁이 주목된다. 다만 유럽연합(EU) 지역에서는 당장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다.
메타는 이날 공식 블로그에 글을 올려 “스레드 앱을 미국·영국 등 100여개국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타는 앞서 지난 4일부터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스레드가 6일 공식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히고 사전 다운로드 예약을 받고 있었지만 이를 하루 앞당겼다. 미 경제방송 CNBC는 “공식 론칭 전에 상당수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초대장을 받아서 스레드 앱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스레드는 메타가 지난 1월부터 트위터 대안으로 개발해 온 소셜 미디어로, 머스크의 인수 후 트위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이용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공식 스레드 계정에 “10억 명 이상 쓰는 공개 대화 앱이 필요하다”며 “트위터가 그렇게 될 기회가 있었지만 확실히 매듭짓지 못했다. 바라건대 우리는 그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CNBC는 스레드에 대해 “인스타그램과 동일한 방식으로 팔로우하고 트위터와 유사한 방식으로 공개 게시물에 답글을 달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개된 스레드 서비스를 보면 한 게시물마다 500자까지 글을 올릴 수 있으며, 외부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와 사진 혹은 최대 5분 분량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경우 ‘스토리’ 기능을 활용해 스레드 게시물의 공유가 가능하다. 게시물에는 글자 수와 함께 좋아요·답글·공유 등 트위터에서 볼 수 있는 아이콘이 있고, 디자인도 트위터와 유사하다.
특히 스레드는 기존 인스타그램 계정을 이용해 접속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억명으로, 3억6000만명의 트위터를 크게 웃돈다. 메타와 트위터 등에서 근무했던 실리콘밸리의 한 제품 개발자는 “스레드가 트위터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위터와 경쟁이 주목을 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통해 틱톡·스냅챗 등 경쟁 플랫폼과 비슷한 기능을 탑재해 성공을 거둔 데 이어 이번엔 트위터와 유사한 독립적 플랫폼을 내놨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메타에 유리한 타이밍”이라며 “트위터는 머스크의 인수 후 직원 해고, 콘텐츠 규제 완화, 각종 기술적 문제 등을 겪고 있으며 3월 광고 수익은 50%나 줄었다”고 전했다.
다만 EU에서는 스레드가 당분간 출시되지 않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는 EU가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디지털 시장법(DMA)’ 시행을 앞두고 법안의 세부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메타의 유럽 본부가 있는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 관계자도 “메타는 현재 EU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DMA는 서로 다른 플랫폼 간에 개인 정보를 결합하는 것을 금한다. 스레드가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두 플랫폼 간 정보 공유가 DMA에 저촉될 여지가 있다. 이 법을 위반하면 과징금으로 연간 글로벌 매출액의 최대 10%를 물어야 하며, 반복 위반하면 그 비율이 20%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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