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코스닥 상장사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한 끝에 이 사건에 가담한 세력 20명을 적발해 기소했다. 이들 중에는 강영권(65) 에디슨모터스 회장, ‘국내 주가조작 1인자’로 불린 공인회계사 출신 기업사냥꾼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 단성한)는 지난해 7월부터 쌍용자동차, 바이오자산 양수 등을 소재로 전기차 업체 E사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D사 등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조작한 사건을 수사해 강 회장 공인회계사 출신 기업사냥꾼 이 모 씨 등 12명을 구속기소하고, 총 20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의 차명?은닉 재산 등 453억 원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검찰에 따르면 주가조작세력은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행세하며,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다수의 상장사를 연달아 인수하면서 소위 ‘핫한’ 사업을 주가 부양 소재로 삼아 단기간에 막대한 시세차익을 취득하는 수법의 범행을 설계?실행했다.
특히 전기차 업체 E사의 주가를 조작할 당시, 이들은 국가 기간산업인 ‘쌍용차 인수’를 주가조작의 재료로 삼아 가장납입성 자금 순환 외관을 작출하고, 입찰 과정에서 다수의 ‘허위자금증빙’을 제출하여 입찰을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주가조작세력이 단기간에 ‘엑시트’하기 위해 최대주주 보호예수 및 주식거래 공시의무를 회피하고자, ‘조합쪼개기’ 방식으로 주식을 인수하고, 전문자산운용사를 이용하여 합법적인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처럼 행세하기도 했다. 경영진 세력은 E사와 관련해 ‘가공거래’를 만들어 매출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허위 흑자 전환 공시까지 하는 등 일반투자자를 철저히 기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E사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득 약 1621억 원을 취하는 동안 소액투자자 약 12만 5000명은 7000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 부품 업체 D사의 주가를 조작할 당시에는 바이오자산 가치평가보고서 발행 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들을 통해 실제로는 평가용역을 수행하지도 않았으면서 허위 내용이 포함된 가치평가 보고서를 작성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고액의 용역료를 취득하는 한편, 다수의 코스닥 상장사를 사실상 ‘무자본 M&A’ 방식으로 연달아 인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국내주가조작1인자’로 불리던 주범 이 씨는 합수단 폐지로 검찰 직접 수사가 중단된 상황에서 다수의 주가 조작 범행을 계획했으나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자 “자신은 처벌을 받지 않는 성역”이라고 과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공인회계사 4명(구속 1명)을 일괄 기소하고, 주가조작세력의 차명?은닉 재산 등 453억 원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검찰 관계는 “지난해 5월 증권·금융범죄합동수사단이 부활해 약 1년 간의 치밀한 수사로 ‘국내 주가조작 1인자’, ‘강남 최고 주가조작 선수’등으로 불리는 공인회계사 출신 M&A 업자를 필두로 한 주가조작세력을 일망타진했다”면서 “합수단 부활로 금감원 등 유관기관과 검찰의 신속한 조사 및 수사가 이루어져 다른 일당과 함께 일망타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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