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구매자들의 하이브리드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내수 판매량 1위인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내연기관 판매량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같은 기간 기아(000270) K8 모델의 경우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전체의 64%까지 치솟았다.
9일 현대차(005380)에 따르면 올 상반기 그랜저 내수 판매량은 6만 2970대로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주목할 부문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이 3만 3056대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 52.5%를 차지하며 내연기관을 웃돌았다는 점이다. 반기 기준으로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내연기관보다 많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연기관 판매량에는 택시 등 영업용 차량이 많은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이 5292대 포함돼 있다. 이를 제외하고 일반 소비자 대상 판매량이 주를 이루는 가솔린 모델(2만 4622대)과 비교하면 하이브리드와의 격차는 8000대 이상으로 더 커진다.
2013년 처음 출시된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연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동차 구매자들이 늘면서 판매량이 매년 증가해왔다. 특히 완전변경 모델 출시 때마다 신차 효과까지 더해져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눈에 띄게 확대됐다. 6세대(IG) 출시 직후인 2018년 전체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 비중은 21.7%로 커졌고 지난해 11월 7세대 신형(GN7) 출시 이후인 올 상반기에는 50% 선을 돌파했다.
하이브리드 선호 현상까지 반영돼 그랜저의 올 상반기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5만 2830대) 대비 19.2% 늘며 전 차종 판매 1위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그랜저와 동급 세단이자 같은 동력계(파워트레인)를 쓰는 기아 K8도 상반기 전체 판매량 2만 5155대 중 하이브리드(1만 5999대)가 LPG를 포함한 내연기관 모델(9156대)을 7000대 가까이 웃돌았다.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63.6%)은 그랜저보다 큰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를 활용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등록된 하이브리드 신차는 15만 1108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9% 증가하며 전체의 16.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 신차 등록은 13.7% 늘었고 내연기관 중에는 휘발유가 13.6% 증가했으나 경유(-3.8%)와 LPG(-11.2%)는 모두 전년 대비 등록량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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