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하늘에 샤워기를 틀어놓은 듯한 집중호우가 예보됐다. 새벽 시간대 수도권엔 이미 한 차례 거센 비가 쏟아졌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7시 기준 경기동부·강원내륙·충북·전남·경북북부내륙에 돌풍을 동반한 뇌우가 시간당 30~60㎜씩 내리고 있다. 현재 중부지방과 전남서부, 경북북부내륙 곳곳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일부 지역엔 우박이 떨어진 것으로 탐지되기도 했는데 ‘7월 우박’은 매우 이례적으로 대기가 매우 불안정하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날 새벽부터는 거센 소나기성 비가 쏟아지고 있다. 충남 공주시 정안면의 경우 오전 5시 24분 기준 이전 1시간에 63㎜, 이전 3시간에 98㎜ 비가 내렸다. 이곳이 수도권이었다면 ‘극한호우’로 분류돼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을 수준이다.
올여름부터 수도권에서 ‘1시간에 50㎜’와 ‘3시간에 90㎜’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비가 오면 기상청이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보내는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북쪽에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이날 대부분 지역에 많고 강한 비가 오겠다. 비가 퍼붓듯 올 때 순간적으로 풍속이 시속 70㎞(20㎧) 안팎에 달하는 바람이 불면서 우산도 소용없게 만들겠다.
이날 내릴 비 양은 중부지방(강원영동 제외)·호남·경북·제주 20~80㎜(경기남부·강원영서·충청·호남·경북북서내륙 많은 곳 100㎜ 이상), 강원영동·경남·서해5도 5~60㎜로 예상된다.
기압골 영향은 12일까지 지속할 전망이다. 이에 11일에도 이날과 비슷한 수준의 비가 내릴 예상으로 11일 예상 강수량은 중부지방(강원영동 제외)·호남·경북북부내륙 30~80㎜(중부내륙 많은 곳 100㎜ 이상), 강원영동·경북(북부내륙 제외)·경남·제주 5~40㎜다.
북쪽에 기압골이 지나간 뒤엔 차차 중국 산둥반도 쪽에서 다가오는 정체전선에 영향받기 시작하겠다.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모두 세력을 확장하면서 형성되는 정체전선으로 점차 압축돼 동서로 길이는 길고 남북으로 폭은 좁은 형태가 된 뒤 남북으로 진동하면서 이번 주 내내 우리나라에 비를 뿌리겠다.
중부지방은 17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제주와 남부지방은 13일과 14일을 빼고 매일 비가 예상된다. 북태평양고기압 확장 여부에 따라 정체전선 위상이 달라지고 강수 시점과 집중구역도 달라질 수 있으니 많은 비에 대비하면서 최신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하겠다.
많은 비가 내린다고 더위가 가시지도 않겠다.
밤사이에도 무더웠는데 제주 등은 간밤이 열대야(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날 아침 기온은 21~25도였다. 오전 7시 주요 도시 기온은 서울 23.2도, 인천 23.3도, 대전 21.7도, 광주 22.9도, 대구 25.8도, 울산 23.9도, 부산 23.7도다.
낮 최고기온은 26~33도로 대부분 지역에서 31도 이상이겠다. 충청 이남 대부분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남해안과 제주해안에 당분간 너울이 유입되면서 방파제와 갯바위를 넘을 정도로 높은 물결이 밀려오겠으니 주의해야 한다. 동해남부먼바다에 이날 오후부터, 동해중부바깥먼바다에 밤부터 시속 30~60㎞(9~16㎧)의 바람과 1.5~3.5m 높이의 물결이 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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