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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교 붕괴 원인은 '노후 콘크리트로 철근 부착력 감소·보수도 안해'

국토부, 성남시 정자교 붕괴사고 원인 발표

30년 경과 시설물 안전진단 실시 의무화

보행로가 무너지며 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정자교에서 지난 4월 7일 경찰과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분당=이호재기자




지난 4월 발생한 성남시 정자교 붕괴사고는 캔틸레버 구조의 교량이 노후화 돼 콘크리트와 철근의 부착력 상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됐다. 관리주체의 시설물 안전점검 및 보수·보강 미흡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자교 붕괴사고 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 4월 5일 오전 9시 45분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탄천 교량 정자교의 한쪽 보행로가 무너져 당시 이곳을 지나던 40세 여성이 숨지고, 28세 남성이 다쳤다. 국토부는 수사기관의 조사와 별도로 산하기관인 국토안전관리원의 자체 사고조사위원회를 통해 사고 원인을 조사했다.

정자교 붕괴 시나리오. 자료 제공=국토부


위원회에 따르면 도로부 하부 콘크리트와 캔틸레버부 인장철근 사이의 부착력 상실이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조사됐다. 정자교는 캔틸레버 공법에 따라 지어졌는데 캔틸레버 교량은 한쪽 끝이 고정되어 있지만, 반대쪽 끝은 밑에서 하중을 받쳐주는 구조물이 없어 일반 구조물보다 철근 등 구조물의 힘을 훨씬 크게 설계·시공해야 한다.

조사 결과 도로부 포장이 노후화 돼 콘크리트가 동결융해와 제설제에 의해 손상됐으며 이에 캔틸레버부를 지지하는 철근의 부착력이 감소했다. 도로부 슬래브는 안전율(1.0)을 확보하고 있으나, 캔틸레버부(보도부)는 콘크리트 상면에서 아래쪽으로 약 13cm까지 열화돼 캔틸레버 부분의 처지려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파괴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점검과정에서 포장 균열, 캔틸레버 끝단 처짐, 동결융해로 인한 균열, 파손, 슬래브 하면 백태 및 우수유입 증가 등이 관측·보고 됐으나 이에 대한 원인분석과 구조적 특성을 고려한 적시의 보수·보강 조치도 미흡했다.

초음파 측정기 등 장비를 사용해 2년마다 진행하는 정밀안전점검에선 2021년 'C등급'(보통)이 나왔고, 균열증가로 전면 재포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나 별다른 후속 조치는 없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고원인과 관련자 처벌을 위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수사결과에 따라 관련자에 대한 형사처벌 및 관련업체 등에 대한 행정처분도 이뤄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수사에서 지자체 관리 소홀이 확인되면 정자교 붕괴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 적용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국토부는 정자교 붕괴사고 직후 ‘시설물 안전점검·진단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안전점검에서 D·E 등급을 받은 시설물의 경우 보수기한을 현행 ‘보수보강 계획 2년+3년 내 완료’에서 ‘계획 1년+보수 1년’으로 단축한다. 이를 어길 경우 벌칙도 강화한다. 보수·보강을 하지 않으면 지금은 2년 이하의 징역과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데, 이를 2년 이하의 징역,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개정한다. 또 2·3종 시설물의 경우 30년이 경과하면 정밀안전진단을 하기로 했다. 무너진 정자교는 1993년 6월 준공됐다.

또 안전 등급 산정 기준을 강화하고 공공 시설물에는 관리자·점검 일시·안전등급 등 안전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를 부착한다. 지자체별 시설물 안전평가 결과는 매년 공표하도록 했다.

한편 정자교 붕괴 사고 직후 국토부는 전국 캔틸레버 교량에 대한 현황조사를 실시했다.전국 2만9186개 도로교량 중 캔틸레버 교량은 1313개(약 5%)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에 319개(24.3%)가 위치하며 비교적 작은 규모인 3종 교량이 813개(61.9%), 안전등급 양호인 B등급 교량이 936개(71.3%)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기 신도시에는 전체 196개의 교량이 있으며 캔틸레버 교량은 56개 (28.6%)이고, 그 중 분당이 51개소(91.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토부는 전국 지자체와 관리주체에 소관 도로교량에 대한 안전점검을 요청하였으며, 특히 1기 신도시의 캔틸레버 교량에 대해서는 지자체 등과 합동 실태점검을 실시했다.

4개 1기 신도시(일산, 중동, 평촌, 산본)에 대한 합동 점검을 실시한 결과, 2개소 긴급점검·1개소 보수가 필요해 후속조치를 이행 중이다. 또 정자교가 위치한 성남시는 전체 교량에 대해 긴급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 분당구 탄천 횡단 교량(총 24개) 중 정자교 등 17개 캔틸레버 교량의 보도부를 재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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